제주 여름관광 양극화..내국인 양호, 외국인 대상 카지노·면세점 문 닫을 판
코로나19 이후 내·외국인 시장 희비
외국인 관광객 전년보다 98.6% 줄어
내국인 주고객 렌터카·호텔은 희망
중국인 없어 면세점은 무기한 휴업
외국인 전용 카지노 업계 고사위기
지난 18일 오후 8시 제주국제공항 국내선 도착장. 도착 게이트를 통해 인파가 쏟아져 나온다.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한 채 여행용 캐리어를 끌었다. 주말 혹은 여름 휴가를 보내기 위해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이 대부분이다.
국내선 도착장과는 대조적으로, 지난 16일 오후 2시 제주시 연동 모 면세점 앞은 한산했다. 면세점 정문에는 휴점을 알리는 판넬이 세워져 있고, 접이식 철제 대문은 굳게 잠겨 있었다. 이곳은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제로 시작된 중국의 보복 기간 중에도 '다이궁'(代工)이라 불리는 중국인 보따리상이 몰려 항상 붐비던 곳이다. 비슷한 시각 주로 중국인들이 찾던 인근 대형 호텔의 한 카지노시설도 문은 열려 있었지만 손님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입구 한켠에는 지난 4월 13일부터 별도 공지 때까지 영업 시간 단축을 알리는 전광판이 세워졌다.
지난 16일 오후 제주시 연동의 한 면세점 앞이 한산한 모습이다. 코로나19로 주 고객인 외국인 발길이 끊어지자 제주도내 주요 면세점 2곳은 지난달부터 임시휴업에 돌입했다. 최충일 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제주 내·외국인 관광시장 상황이 양극화를 보이고 있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제주를 찾는 내국인 관광객 시장은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제주를 찾는 내국인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숙박·렌터카 업계 등은 전년 대비 70~80% 대의 예약률로 비교적 숨통이 트인 상황이다.
이들은 올해 초 예약률이 20%대까지 떨어지며 경영난을 겪고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전세계적인 유행이 이어지며 외국행 여행길이 사실상 끊어지자 해외 여행 수요가 제주로 몰리고 있다.
반면 제주~중국을 잇는 항공기 운항이 대부분 중단되면서 제주도 외국인 관광객의 주요 고객인 중국인 단체관광객(유커·游客)과 중국인 개별관광객(산커·散客)의 발길은 끊기다시피 했다.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4일까지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은 44만4121명으로 전년 50만5625명 대비 87.8%까지 회복됐다. 하지만 외국인 관광객은 1807명으로 지난해 6만9949명이 찾은 것에 비해 97.4%가 줄었다. 최근 3개월(4·5·6월)간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624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4만270명에 비해 98.6%가 감소했다.
지난 16일 제주시내 모 카지노 영업장. 최충일 기자면세점·카지노 등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제주 관광업체들은 직격탄을 맞아 비상이다. 제주도 내 8개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 업체 중 4곳은 현재 휴업에 들어갔다. 나머지 4개 업체도 유급 휴직, 고용유지지원금, 단축 영업 등으로 버티고 있는 실정이다.
제주도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매출은 2016년 1760억원, 2017년 1788억원에서 2018년에는 5112억원까지 증가했다. 국내 두번째 규모의 서귀포시 제주신화월드 랜딩카지노가 개장하면서 매출 규모가 확 늘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사드 보복 등 악영향이 이어지며 1900억원까지 떨어졌다.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1000억 원 이하로 급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카지노업계 관계자는 “손님이 많은 날도 하루 20~30명뿐이라 손님보다 직원이 많은 상황이 이어져 사실상 문 여는 것 자체가 모험”이라며 “정부와 제주도의 지원 대책이 시급하다”고 호소했다.
지난 16일 오후 제주시 연동의 한 면세점의 정문이 철제 대문으로 굳게 잠겨있다. 코로나19로 주 고객인 외국인 발길이 끊어지자 제주도내 주요 면세점 2곳은 지난달부터 임시휴업에 돌입했다. 최충일 기자제주지역 시내면세점인 롯데·신라면세점은 2월부터 단축 영업 등 비상 경영을 이어가다 상황이 나아지지 않자 지난달 1일부터 임시휴업을 이어가고 있다. 도내 면세점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는 대로 영업을 재개할 방침이지만, 면세시장이 초토화된 상황에서 기재부가 최근 제주에 시내면세점 1곳을 추가로 허용하는 등 업계의 앞날이 답답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제주=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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