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 카지노 대리베팅 도마위…"신고하니 출입금지하더라"

[국감현장] 강원랜드 불법 알고도 묵인 등 논란문태곤 강원랜드 사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한국가스공사 한국석유공사 한국광물자원공사 대한석탄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19.10.15/뉴스1 © News1 이종덕 기자

(서울=뉴스1) 한종수 기자 = 15일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국정감사는 강원랜드 카지노에서 벌어지는 불법 대리베팅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일부 도박 중독자들이 제한된 베팅 금액 규정으로 베팅이 막히니 동반한 타인에게 대리 베팅을 부탁하는 이른바 '사이드베팅'을 하고 있지만 강원랜드 측이 이를 알고도 매출 상승을 위해 묵인하고 있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전국 도박피해자모임인 '세잎클로버' 정덕 대표는 이날 강원랜드 등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에너지 관련 기관을 대상으로 한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해 "강원랜드 일반영업장에서 사이드베팅을 허용해 대리베팅이 가능하도록 묵인하는 불법영업을 오늘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사이드베팅이 매출을 올리는 수단이다 보니 (강원랜드 측이) 암묵적으로 허용하는 것"이라며 "도박 중독자들이 계속 늘고 있는데도 도박중독 문제를 강원랜드가 방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문태곤 강원랜드 사장이 "그런 일이 있으면 저한테 직접 신고해달라"고 답하자 정 대표는 즉시 "고발했더니 나를 출입금지 시키더라. 소송 통해서 출입금지 풀었고, 요즘도 모임(세잎클로버) 회원들과 이런 불법 베팅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태곤 사장은 "(정 대표)저 분이 이상한 얘기를 하신다. (도박중독자 출입을 금지하는) 냉각기 제도, 자기통제 제도와 철저한 대리베팅 금지 등으로 (불법 행위가) 많이 줄었다"면서 "여전히 중독 문제는 없다고 할 수 없으니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강원랜드의 도박중독자 방치 논란은 여당 의원들도 공감했다.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이날 "감사원 자료를 확인해 보니 도박중독 예방 교육대상자 중 치유활동 대상자 재출입 여부, 게임여부 파악이 전혀 안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 의원은 이어 "대리베팅 근절대책도 정 반대다. 대리베팅은 신규 과몰입자를 유발하는데, 강원랜드는 베팅 테이블을 줄이는 게 아니라 오히려 늘리고 좌석을 확대한다고 대책을 내놨다"며 "이게 정부 기관이냐 도박장이다"고 질책했다.

한편, 도박피해자 모임인 세잎클로버는 도박 중독을 우려하는 300여개의 시민단체가 모여 2003년 출범한 곳이며, 정덕 대표는 지난해 12월 모임 회원들과 함께 조사·작성한 '강원랜드 불법행위 진상조사 요청서'를 감사원에 제출한 적이 있다.

이 요청서에는 "강원랜드 영업장 베팅액은 1인당 최고 1000만원이지만 이것도 모자라 출입한 모든 고객이 최고 5명까지 다른 사람들을 동반해 대리베팅이 가능하도록 허용하고 있다. 대리베팅으로 인해 수많은 국민의 가정이 파괴되고 자살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jep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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