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향토기업'을 선언한 롯데관광개발(이하 롯데관광)의 복합리조트 사업이 연착륙하고 있다. 코로나19(COVID-19) '여행 보릿고개' 속에서 문을 연 제주드림타워의 호텔영업이 내국인 호캉스(호텔+바캉스) 수요를 중심으로 궤도에 오르면서다.

남은 관건은 복합리조트 사업의 마지막 퍼즐인 외국인 카지노 오픈이다. 유채꽃이 피기 전 베일을 벗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일정이 밀리고 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문을 연 제주드림타워 내 그랜드하얏트 제주의 영업이 호조를 보인다. 호텔의 경우 현재 주말 OCC(객실점유율)가 만실에 가깝고, 평일에도 200객실 이상 꾸준히 차고 있다.

전 세계 하얏트 750여개의 사업장 중 두 번째 규모의 호텔인 만큼,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사태로 '제로(0)'가 된 외국인 비즈니스·관광수요로 인한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됐다. 마이스(MICE·전시컨벤션)는 물론 중국, 일본 단체관광객도 받지 못해 1600개에 달하는 객실이 텅 빌 수도 있단 우려가 컸다.

그러나 국내 여행객들이 빈 자리를 채우며 손실을 만회했다. 롯데관광은 지난달 CJ오쇼핑과 진행한 30~70만원대의 고가 객실 패키지 판매방송에서 1만실 완판 기록을 세웠다. 지난 6일 진행한 앙코르 방송에서도 6000실을 팔아치웠다.

문제는 드림타워 '화룡점정'이 될 외국인 카지노 오픈이다. 당초 이달 말 오픈을 전망했지만, 여전히 문이 닫혀있다. 3100명의 전체 고용인원 중 4개월째 카지노 파트 1000여명을 뺀 2000여명만 근무하는 상황이다. 미국 라스베가스나 싱가포르 등 롯데관광이 지향하는 사업의 핵심이 카지노인 만큼, 반쪽짜리 흥행이란 지적이 불가피하다.

롯데관광의 카지노 오픈은 9부 능선을 넘은 상태였다. 지난달 열린 도 임시회에서 카지노 확장이전과 지역사회에 미칠 영향에 대한 의견수렴을 거쳐 도지사 허가를 받으면 바로 문을 열 수 있었다. 그러나 도 의회 확진자 발생으로 의사일정이 중단, 해당 절차가 불발됐다.

롯데관광으로선 아쉬움이 크다. 당장 오픈한다고 해서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상반기 내엔 시설정비·직원교육·세일즈 등 VIP '큰 손'을 데려올 정도의 영업기반을 마련해놔야 해서다.

미뤄졌던 의견청취 절차는 17~24일까지 열리는 임시회에서 다뤄진다. 19일 롯데관광 측의 의견제시를 거쳐 24일 표결한다. 이미 확장이전 '적합' 판정을 받은 만큼 문제 없이 통과될 것으로 보이지만 긴장감이 적지 않다. 불안요소였던 일부 지역사회와의 갈등이 여전해서다.

최근 제주참여환경연대는 카지노영향평가 중 치른 도민 설문조사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카지노 설명회와 길거리 설문에 우호적인 인사를 동원했단 것이다. 드림타워 옥상까지 점거하며 공사비 지급을 촉구하는 건설 협력사 시위도 고민거리다. 롯데관광은 중국측 시공·시행사에 대금 지급을 마쳤지만, 시공사의 정산이 늦어지며 협력사들이 드림타워로 몰려 와 집회를 벌이고 있다.

롯데관광 관계자는 "설문조사 조작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공사대금 문제는 직접 중재에 나서고 있다"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카지노를 오픈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