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남부 광둥성의 9개 도시와 홍콩, 마카오를 단일 경제권으로 묶는다. 미국의 실리콘 밸리에 대응할 수 있는 세계적인 경제권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19일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은 전날 '웨강아오 대만구'(大灣區·Great Bay Area) 발전 계획 요강'을 정식 발표했다. 웨강아오는 광둥·홍콩·마카오 지역을 의미한다. 광둥성에서는 광저우, 선전, 주하이, 포산, 둥관, 중산, 장먼, 후이저우, 자오칭 등 9개 도시가 포함된다. 중국 당국은 대만구 구상을 통해 남부 지역을 뉴욕·도쿄 등과 맞먹는 세계적인 혁신 중심지 및 일류 규모 경제권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대만구 구상은 각 지역이 가진 특색을 강화시키는 반면에 이들 간에 협력·발전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홍콩은 지금처럼 국제금융·무역·물류 등의 역할을 담당한다. 카지노로 유명한 마카오는 관광 허브이자 브라질 등 포르투갈어권 국가의 금융중심지로도 기능할 예정이다. 실리콘밸리처럼 화웨이 등 중국의 첨단기술 기업들이 자리 잡은 선전은 특별 경제 구역으로 분류된다. 광저우시는 이 모든 지역을 총괄하는 행정허브다. 국무원은 오는 2022년까지 기본적인 틀을 세우고 2035년까지는 경제권 구축을 끝낼 예정이다. 당장 대만구 구상이 실현된다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에 근접하는 세계 11위권의 거대 경제지역이 탄생하게 된다. 지난 2017년 기준 대만구의 GDP는 10조 위안(약 1662조7000억원)으로 한국은 같은 해 명목 GDP 1730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대만구 일대의 총인구는 7000만명으로, 그 면적은 5.6만㎢에 달한다. 홍콩상하이은행(HSBC)은 대만구 지역이 세계 수출국 순위서 일본을 밀어내고 4위에 자리 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은 지난 몇 년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적극적인 지원 속 대만구 내 사회기반시설(인프라) 구축에 수백만 달러를 투자해왔다. 특히 홍콩·마카오와 중국 본토 간 연계에 힘을 써왔다. 지난해 9월에는 광저우와 선전을 잇는 고속철도에 홍콩을 추가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중국 본토 주하이와 홍콩·마카오를 잇는 강주아오 대교를 개통했다.  중국 당국은 이번 구상을 통해 '대만구국제상업은행'을 신설해 각 도시 간 금융 분야의 협력도 강화할 계획이다. 홍콩·마카오의 금융사 및 연구개발(R&D)기업들은 중국 본토인 선전, 광저우, 주하이 등에 진출할 때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홍콩 마카오 주민이 본토에 취업할 때는 교육·의료·노후 대비·주택·교통 등에서 본토 주민과 동등한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됐다. 국무원은 이번 요강에서 "이번 구상을 통해 홍콩과 마카오는 새 성장 동력을 얻어 세계적인 경제권을 형성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대만구의 서로 다른 사회·법 제도와 관습은 그동안 대만구 내 자원이 자유롭게 흐르는 것을 저해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만구 구상이 홍콩과 마카오에 정착한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재) 제도를 붕괴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앞서 홍콩 시민들은 본토와 홍콩을 잇는 고속철도 개통에 지속적으로 반대해왔다. 철도가 개통되면 터미널 관리를 이유로 본토 관계자가 홍콩에 근무하며 정권에 개입할 여지가 생기기 때문이다. 홍콩 헌법에서는 중국 본토 정부 관계자가 홍콩에서 근무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결국 시민들의 반대에도 중국 정부가 개입하면서 철도가 개통됐다.  홍콩 야당인 시민당은 "홍콩 시민들이 이번 구상으로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홍콩 시민들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다른 야당인 민주당 역시 "홍콩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 구상"이라면서 "결국 본토 도시들에게 홍콩이 뒤쳐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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