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카지노 출입’에 파친코 금지령… 스프링캠프 ‘뒤숭숭’

프로야구 10개 구단의 스프링캠프가 뒤숭숭하다. LG 선수단 중 일부가 전지훈련지인 호주 시드니 인근 블랙타운에서 카지노에 출입하면서 곱지 않은 시선이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10개 구단은 불상사를 막기 위해 바짝 긴장하고 있다.

LG 투수 차우찬 등 4명은 휴식일이던 지난 11일 시드니 한 쇼핑몰에 있는 카지노에 출입했다. 한 야구팬이 카지노에 있는 이들의 모습을 찍어 야구 커뮤니티에 올렸고, 거액 베팅설까지 퍼졌다. LG는 “카지노에 들른 것은 맞는다”면서 “가장 많은 돈을 쓴 선수는 500호주달러(약 40만 원)였다”고 해명했지만, 팬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한국인이 외국 카지노에서 도박해선 안 된다. 다만 일시 오락 정도면 예외다. 카지노에서 크지 않은 액수의 돈을 쓴 LG 선수들은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한국야구위원회(KBO)는 “LG 구단에 경위서 제출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야구 규약 151조 ‘품위손상행위’에는 도박, 폭력, 음주운전으로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경우 총재가 실격처분, 직무정지, 출장정지, 제재금 등의 적절한 제재를 가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지난 2015년 삼성 전·현직 투수 임창용, 오승환, 윤성환, 안지만 등이 마카오에서 원정도박을 한 사실이 알려져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당시 벌금형을 받은 임창용과 오승환은 KBO 리그 복귀 시 총경기 수의 50% 출장 정지의 제재를 받았다. 안지만은 이후 불법 도박 사이트 개설에 연루돼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LG 일부 선수의 카지노 출입이 알려지면서 10개 구단은 스프링캠프 도중 불상사를 예방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전지훈련 중인 두산과 한화, KIA, 삼성 등 4개 구단은 선수단에 ‘파친코 금지령’을 내렸다.

스프링캠프의 유일한 낙은 4∼5일에 한 번씩 찾아오는 휴식일이다. 캠프지에서 선수들의 휴일 일과 선택은 쉬거나 쇼핑, 또는 개인 훈련 등이다. 캠프지에 머물면 괜찮지만, 쇼핑을 위해 외출할 경우엔 일탈 소동이 빚어지지 않도록 단단히 주의하고 있다. 아예 카지노 등이 있는 장소에 가지 않도록 구단 차원에서 안내하고 있다.

물론 휴식은 보장하며, 쇼핑 등을 위한 외출은 허락된다. 한국에서 구할 수 없는 운동 및 야구용품, 건강식품 등을 장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플로리다 베로비치에서 전지훈련 중인 SK의 박창민 컨디셔닝 코치는 “선수들이 눈, 간, 피로 해소 등 본인이 필요한 것들을 코치진과 상의해 구입한다”고 설명했다. SK 투수 윤희상과 김태훈, 박민호 등은 숙소 인근 바다에서 휴식일 배낚시를 즐길 예정이다.   

애리조나에 머무는 NC는 ‘휴식파’가 많다. 올해 NC 지휘봉을 잡은 이동욱 감독이 빠른 회복을 강조하기에 쉬면서 체력을 보충하는 선수가 많아졌다는 게 NC 관계자의 귀띔이다. 

오키나와에 전지훈련지는 관광지이기에 선수들은 밥집을 찾아다니거나 쇼핑 등으로 잠시 피로를 푼다. 반면 컨디션을 조절하기 위해 ‘나들이’를 자제하는 선수들이 눈에 띈다. 한화 선수단 중 일부는 휴식일인 12일 자율적인 개인 훈련을 실시했고 다른 선수들은 숙소에 머물면서 비디오 게임, 수면 보충, TV와 영화 시청 등으로 시간을 보냈다.  

정세영 기자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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