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잃었으니 이번에는 따겠지?'...도박사의 오류

도박에 빠진 사람들을 보면 공통점이 있다. 계속 돈을 잃고 있으면서도 ‘한 방’을 기대하며, 어느덧 더 깊은 늪으로 스스로 들어간다는 점이다. 왜 그런 것일까. 이는 바로 ‘도박사의 오류’라는 심리에서 기인한다. 도박사의 오류란 서로 영향을 끼치지 않는 일련의 확률적 사건들에서 상관관계를 찾아내려 하는 사고의 오류를 뜻한다. 어떠한 사건이 동일한 실행 조건에서 두 번 이상 일어나는 상황 속에, 이전에 발생한 사건이 후에 일어나는 다른 사건에 미치는 영향이 없는데도 각 사건 간의 상관관계를 찾아내려는 행위를 말한다.   즉 지속되는 도박의 과정에서 과거에 있었던 승리가 다시 올 확률이 희박함에도 불구하고, 같은 과정으로 도박을 하다보면 다시 승리를 할 수 있다는 심리를 가지고 도박에 임하는 것과 비슷하다. 이 오류는 모든 독립사건은 앞에서 일어난 사건과 독립적으로 일어난다는 확률 이론의 가정을 받아들이지 않는 데서 발생한다. 이전 판의 결과가 다음 판에 영향을 끼칠 거라 생각하는 일종의 보상 심리라고도 할 수 있다. 쉽게 '이만큼 잃었으니 다음 판에는 운이 좋겠지'라고 생각하며 독립사건을 종속사건이라고 해석한 것에 따른 오류가 된다. 한 예로 강원랜드에 가면 바카라라는 게임의 결과를 일일이 기록하며 대박을 노리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다. 하지만 게임 결과를 아무리 열심히 기록해봐야 다음 판도 100% 랜덤이므로 이런 행동은 전부 무용지물이다. 하지만 도박에 빠진 사람들은 도박사의 오류에 걸려 아무 소용없는 확률을 따지며 다음 판에서 ‘한 방’을 노린다. 이러한 착각 때문에 도박장에 몰려드는 많은 일반인들은 한번 따기 시작하면 행운이 자기편에 서기 시작했다며 판에서 나오지 못한다. 연속으로 잃었을 경우에도 곧 딸 때가 되었다며 빠져나오지 못하게 되는데, 그 모습을 보면 도박사의 오류가 얼마나 많은 사람의 인생을 망칠 수 있는지 알게 돼 무서워지기도 한다. 이 오류에 빠져있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자기의 예상이 틀려도 잘못 생각한다고 인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때문에 이기는 사람은 계속 이기고 지는 사람은 계속 지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이기는 사람은 이번엔 이겼으니 다음판에는 좀 불안해 안전한 선택지를 고르는 경향을 보이고, 지는 사람은 반대로 이번엔 졌으니 다음엔 분명히 이긴다며 더 위험하고 과감한 선택지를 고르는 심리를 보이는 것이다. 도박에서 뿐만 아니라 우리는 삶을 살면서도 도박사의 오류에 빠지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계속 주가가 내렸으니까 다음엔 오를 것이라고 기대를 하거나, 딸을 낳았으니 이번엔 아들을 낳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 모두 도박사의 오류이다. 확률은 언제나 똑같다. 횟수가 반복된다고 해서 행운의 확률이 더 커질 수 없다. 도박사의 오류에 빠져 불필요한 확률을 계산하고 헛된 욕심에 사로잡히는 것은 분명한 시간낭비이다. 이를 받아들이고 도박사의 오류 대신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노력한다면 행운이 어느 날 문득 내 삶에 노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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