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리조트 개발 뜨거운데..관광 절실한 제주만 뒷걸음

이미 복합리조트를 둘러싼 국내외 개발 경쟁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오감 만족 중심의 복합리조트가 관광 산업의 글로벌 트렌드를 이끌어 가는 핵심 축일 뿐만 아니라 일자리 창출, 세수 확대 등 경제적 파급 효과가 막대하기 때문이다.

2010년 마리나베이샌즈 오픈 이후 연 11조원의 관광 수입을 거둬들이고 있는 싱가포르는 최근 복합리조트 2개 확장 공사에 7조5000억원을 투자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기존 호텔 3개 동으로 이뤄진 마리나베이샌즈에 1000실 규모의 호텔을 추가하는 한편 센토사섬의 유니버설 스튜디오에는 '슈퍼닌텐도월드' 테마파크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2020년 도쿄올림픽을 앞둔 일본도 복합리조트 건설에 사활을 걸고 있다. 올해 초 일본 도시 중 처음으로 공개 프레젠테이션에 나섰던 오사카시는 지난달 말 사업자 공모에 본격 착수했다.

국내에서는 인천의 복합리조트 건설 붐이 가장 뜨겁다.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국제업무지구 437㎡에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1만4950㎡)와 6성급 호텔, 공연장 등이 들어서는 총 사업비 6조원 규모의 '인스파이어리조트'가 이달 착공에 들어간다. 이곳에는 미국 영화사 패러마운트픽처스의 테마파크도 들어설 예정이다.

인천에는 2017년 4월 국내 첫 복합리조트로 선보인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 외에 영종도 미단시티에 2021년 개장을 목표로 시저스 복합리조트 건설이 한창이다. 라스베이거스 수준의 복합리조트 클러스터(집약 단지)를 조성한다는 것이 인천시 청사진이다.

정부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달 2일 인천에서 열린 확대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위축된 관광 산업을 혁신하기 위해 복합리조트 집적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해 인천시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유독 제주만 제자리걸음이다. 한때 10개가 넘는 외국인 카지노가 들어서며 외화를 긁어모았던 과거 위상과 비교하면 역주행이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한마디로 '내우외환'이다. 복합리조트 육성에 팔을 걷고 나서도 모자랄 판에 복합리조트의 핵심인 카지노 대형화를 막겠다고 나서는 실정이다. 이상봉 제주도의회 의원은 지난 1월 카지노가 대형화되는 것을 막겠다며 카지노 사업장 이전 자체를 원천 차단하는 조례안을 내놓아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의원은 지난달 23일 열린 공청회에서 카지노 대형화가 제주의 평화 이미지를 훼손하고 국부 유출도 우려된다는 등 취지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일각에서는 정부 시책에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제주의 관광 산업은 이미 근간부터 균열 조짐이다. 관광 전문가들은 제주 관광객이 갈수록 줄어드는 것도 예사롭지 않지만 근본적으로 돈을 제대로 못 버는 구조를 꼬집는다. 1인당 평균 지출 비용액이 하와이의 4분의 1, 오키나와에 비해서도 절반에 미치지 못해 관광객 증가가 제주 지역경제에 체감적으로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 도내 8개 카지노 매출(1784억원, 2017년 기준)을 모두 합해도 서울 세븐럭(2072억원) 하나에도 미치지 못할 만큼 '하우스' 수준에 머물러 있는 제주 카지노의 현실이 이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충기 경희대 관광학과 교수는 "가뜩이나 제주는 대형 복합리조트를 앞세운 일본과 인천의 거센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2025년 일본 복합리조트 시대가 개막되면 제주를 포함해 국내외 관광객 770만여 명이 일본으로 발길을 돌림으로써 관광 수익 2조76000억원이 감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신익수 여행전문기자 / 차창희 기자]

출처 : https://news.v.daum.net/v/2019050717270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