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팅은 늘었는데..실적 부진에 우는 카지노株

국내 카지노 업체들이 최근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주가는 연일 바닥이다. 늘어난 방문객 만큼 실적 개선으로 안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카지노 방문객들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어 2분기부터는 실적과 주가 모두 긍정적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보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호텔·카지노 업체 파라다이스 주가는 이날 오후 3시 기준 1만6850원으로 전일 대비 0.59% 떨어졌다. 올 들어 약 10% 하락했고 지난 14일에는 장 중 한때 1만6300원으로 52주 신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국관광공사의 카지노 자회사 GKL(그랜드코리아레저)의 주가도 지난해 말보다 약 14% 떨어졌다. 지난 20일 장 중 2만1100원으로 52주 신저가까지 내려왔고 현재는 이 보다 약간 오른 2만1450원에 거래 중이다. 국내 유일의 내국인 카지노를 운영하는 강원랜드도 이달 들어 주가가 3만4000원에서 3만원대로 10% 넘게 하락했다.

최근 카지노 방문객들이 급격히 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인 주가 흐름이다. 지난해 파라다이스와 GKL 등 외국인 대상 카지노는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이슈로 인한 중국인 관광객 감소로 큰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지난해말부터 조금씩 회복세를 보였고 올해는 본격적인 방문객 증가세가 나타났다.

GKL에 따르면 1분기 카지노 방문객은 42만4500명으로 지난해보다 37% 늘었고, 덕분에 드랍액(카지노 방문객들이 칩으로 바꾼 금액) 역시 전년 대비 31% 증가한 1조1325억원을 기록했다. 중국인 수요 회복 효과를 톡톡히 봤다.

파라다이스도 1분기 중국인 VIP(지출 규모가 큰 방문객)의 방문이 지난해보다 37% 늘었다. 이들이 카지노에서 즐긴 '게임 머니'는 5270억원으로 1년 전보다 62.7% 증가했다. 1분기 전체 드랍액은 1조621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실적이 그만큼 따라주지 못하면서 주가 흐름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파라다이스의 1분기 영업손실은 63억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 전환했고, GKL의 영업이익은 166억원으로 47.3% 감소했다. 홀드율(드롭액 중 카지노가 딴 금액 비율) 하락과 각종 비용 증가 때문이다.

파라다이스는 지난해 2차 개장한 복합리조트 '파라다이스시티'의 호텔 부문 고정비용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GKL은 지난해 13%를 웃돌던 홀드율이 올 1분기 9.6%로 하락하며 드랍액 증가 효과를 상쇄했다. 강원랜드의 경우 1분기 방문객이 75만명으로 지난해보다 2.1% 늘었는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3774억원, 1251억원으로 모두 소폭 줄었다.

증권사들은 카지노 방문객들이 꾸준히 증가하는 만큼 실적과 주가도 곧 회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주가 하락을 오히려 매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송재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드랍액이 성장의 관건"이라며 "외국인 카지노에서 중국인 VIP 방문객수와 드랍액이 증가 추세라는 점에서 하반기 주가 방향은 긍정적"이라고 전망했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카지노 업체들의 실적은 1분기를 저점으로 우상향하는 추세"라며 "단기적으로 GKL, 중장기 적으로는 파라다이스의 주가 상승 여력이 높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