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카지노 신설·확장·이전 때 ‘영향평가’ 받는다

ㆍ이르면 9월 조례안 제출
ㆍ내년 상반기에 시행 계획

제주 서귀포시 하얏트 호텔에 홍콩 란딩그룹과 겐팅그룹이 공동투자해 설립한 ‘겐팅제주 카지노’가 2015년 개장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앞으로 제주에서 카지노를 신설하거나 확장, 이전할 때는 지역사회에 미칠 영향에 대한 영향평가를 받아야 한다.

제주도는 카지노의 신설과 확장, 이전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제주 카지노산업 영향평가 제도 마련을 위한 연구용역’을 완료했다고 8일 밝혔다. 용역팀은 카지노 사업장이 지역사회에 미칠 영향을 사전에 조사하고 예측, 평가하는 ‘영향평가’를 실시할 것을 제안했다. 제주도는 이 안을 바탕으로 이르면 9월 제주도의회 임시회에 ‘카지노산업 영향평가 조례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카지노 영향평가는 1000점을 만점으로 지역사회 영향(500점), 지역기여(200점), 도민의견 수렴(300점) 등으로 나눠 평가할 예정이다. 지역사회 영향 부문은 투자계획과 고용규모, 외국인 관광객 유치, 주변 주거권과 학습권에 미치는 영향, 도박이 지역사회에 미치는 사회문화적 영향, 교통과 통행 혼잡 여부 등을, 지역기여 부문은 지역사회와 제주도 전체에 대한 기여방안의 적정성을 평가받는다. 

도민의견 수렴은 카지노가 위치한 해당 지역의 주민과 전체 제주도민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점수를 매길 예정이다. 평가 결과 총점의 80% 이상일 경우 적합판정을, 그 이하는 점수에 따라 보완 및 재심의, 조건부 적격, 부적격 판정 등을 받게 된다.

제주에서는 그간 카지노 확장 이전에 따른 논란이 적지 않았다. 8개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 대부분이 소규모로 운영됐으나 외국 자본이 카지노를 인수하면서 대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카지노의 잇단 대형화로 인해 자칫 제주가 ‘도박의 섬’으로 전락할 수 있다며 무분별한 확장이나 이전을 할 경우 규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해 왔다.

실제 중국 란딩그룹은 서귀포시 중문 하얏트호텔 내 카지노를 인수한 후 지난해 3월부터 복합리조트 제주신화월드 메리어트호텔로 영업장 면적을 7배 확장 이전해 영업하고 있다. 롯데관광개발도 이 같은 방법으로 제주시 노형동에 건설 중인 제주드림타워에 대규모 카지노를 운영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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