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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억 땄어요" 승리 카톡 속, 원정도박 밝힐 '키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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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 담당한 美 라스베이거스 카지노 마케터
'버닝썬 사태'와 원정도박 의혹 잇는 고리
해외 원정도박 의혹을 받아 온 양현석(50)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와 그룹 빅뱅 멤버 출신 승리(29·본명 이승현)가 상습도박 혐의로 입건됐다. 그간 양 전 대표는 '2000년대 초반부터 라스베이거스와 마카오 등지에서 불법 도박을 했다’ ‘도박 한 판마다 750만~1500만원을 썼다’는 등의 의혹을 받아 왔다. 

경찰은 '버닝썬 사건' 당시 수사에서도 승리의 해외 원정도박 첩보를 입수한 바 있다. 해외 원정도박 범죄의 경우 수사 대상이 되는 카지노 및 관계자들이 해외에 있어 증거 확보가 어렵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만큼, 승리와 양현석의 범죄를 입증할 방법을 찾기 위해 경찰이 오랫동안 노력해왔다는 관측이 경찰 내부에서 나온다. 
 

[일간스포츠, 연합뉴스]
"2억 땄어요" 카톡이 발단

모든 건 버닝썬에서 시작했다. 당시 수사를 진행하던 경찰은 2014년 승리가 자신의 사업 파트너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 기록을 입수했다. “2억 땄어요. C호텔로 넘어오세요. ‘담당자’ 소개시켜 드리겠습니다. 겜블 혜택이 좋아요” “저는 자주 오기 때문에 세이브뱅크에 묻어둡니다”라는 내용이었다. 

여기서 '담당자'는 카지노 마케터를 뜻한다. 이들은 해외를 오가며 잠재적인 고객을 모집하고 카지노로 데려오는 역할을 한다. 일종의 '판촉사원'이다. 고객 등급에 따라 다르지만 고객이 카지노에 방문할 경우 항공권이나 숙소를 예약해 주고 관광 일정을 잡아주는 등 VIP 고객의 '의전'도 담당한다. 

당시 경찰은 이 같은 카지노 마케터들이 고액 베팅을 원하는 고객에게 돈을 빌려주고, 이후 우회 경로를 통해 빌려준 돈과 함께 수수료를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내 온 것으로 파악했다. 외국환거래법에 따르면 해외여행을 간 한국인이 정부에 신고하지 않고 들고 나갈 수 있는 최고 금액은 1만 달러(약 1200만원)다. 통상적인 자본 거래를 이유로 달러를 갖고 나가도 5만 달러 이상이면 신고 대상이다. "2억을 땄다"는 승리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외화를 반출하기 위해 불법적인 방식이 사용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다. 
 

승리가 지인에게 자신이 이용했다고 소개한 미국 라스베이거스 C호텔 카지노. [사진 C호텔 홈페이지]

승리를 맡은 카지노 마케터 A씨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C호텔에서 한국 및 아시아권에서 온 고액 카지노 이용객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경찰은 업계의 소문을 바탕으로 승리뿐 아니라 양현석과 유명 연예인 김모씨 역시 이들의 고객일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 3월, 관련해 구체적인 경위를 파악하던 경찰은 승리를 담당한 카지노 마케터 A씨와 B씨가 한국에 들어왔다는 결정적인 첩보를 입수했다. 당시 경찰은 이들이 승리에게 빌려준 돈을 받아내거나, 적어도 받아낼 수 있는 가능성을 파악하기 위해 한국에 들어온 것이라고 추정했다. 승리가 버닝썬 사태로 연예계 은퇴를 선언하는 등 수익원이 불투명해지자 상황을 파악하려 했다는 것이다. 
 

경찰, 카지노 마케터 조사했나?

경찰이 이들을 상대로 조사를 벌였는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들을 통해서가 아니라면 지금 경찰이 지닌 방대한 양의 첩보를 설명하기 힘들다는 분석이 경찰 내외부에서 나온다. 이후 경찰은 금융정보분석원(FIU)에서 양 전 대표의 금융 관련 자료를 넘겨받았고, 양 전 대표의 외국인 투자자 성접대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지방경찰청에 관련 첩보를 전달했다.

해당 카지노 마케터는 최근 기자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이들은 현재 모든 소셜 미디어(SNS) 계정을 닫고 기록을 지운 상태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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