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행사업 매출총량 기준 '들쭉날쭉'…도박수요 증가 '우려'

강원랜드, 매출총량 5534억 초과해도 불이익은 32억 불과강원랜드 카지노(특정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박하림 기자

(서울=뉴스1) 김현철 기자 = 카지노·경마·경륜·복권 등 사행산업의 지나친 성장을 막기 위해 매출의 상한을 정해놓은 '사행사업 매출총량' 측정 기준이 들쭉날쭉해 도박수요 증가와 도박중독 등 사회문제 심화가 우려되고 있는 것으로 감사원 조사 결과 나타났다.

매출총량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제재 방안도 미흡해 강원랜드의 경우 5년간 순매출액이 매출총량 기준 대비 5534억원을 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원은 29일 이같은 내용의 '사행산업 관련 도박문제 예방 및 관리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는 2009년부터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법 등에 따라 사행산업의 과도한 확산을 방지하고 도박중독 등 사회적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국내 사행산업의 순매출액 전체총량을 일정 수준으로 제한하는 매출총량제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 사행산업 매출총량을 산정한 후, 이를 카지노·경마·경륜·복권 등 각 사행산업별로 전년도 순매출액 상대비중 등에 따라 배분해 순매출액 총량을 규제하는 식이다. 

사감위는 2014년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규모 대비 사행산업 매출총량의 목표비율을 국내에서 불법인 바다이야기 등 카지노 외부의 슬롯머신게임(게이밍 머신)을 제외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24개국 평균인 0.540%로 설정했다.

그런데 사감위는 지난해 11월 국제적 비교가능성을 제고한다는 이유로 불법 게이밍 머신을 OECD 평균비율 산정 시 포함해 오는 2021년부터 GDP 대비 사행산업 매출총량 목표비율을 0.540%에서 0.619%로 상향하고, 매출총량을 약 1조4000억원(2018년 기준) 증액할 예정이다.

또 OECD의 경우 GDP 대비 사행산업 매출총량 비율을 자국민과 외국인 구별 없이 산정하고 있는데도 사감위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매출총량 비율 산정에서 제외하고, 그 비율만큼을 다른 사행산업에 배분하기로 결정해 올해부터 사행산업 매출총량을 약 1조원 순증액했다.

그 결과 매출총량제도의 도입 취지 및 효과가 희석되고, 도박수요 증가와 도박중독 등 사회문제 심화가 우려되고 있다.

감사원은 사감위 위원장에게 매출총량제도 도입 취지 등을 고려해 게이밍 머신 매출 비율을 포함, 매출총량 목표비율을 상향 조정하기로 한 계획 등을 재검토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사행산업사업자가 매출총량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제재 방안도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감위는 사행산업사업자가 매출총량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중독예방치유부담금 감면혜택을 배제하고 있다. 중독예방치유부담금이란 도박문제의 예방치유 등을 위해 사행산업사업자에게 징수하는 부담금으로 총량 준수(10%), 건전화 평가(20%), 수익성(10%)에 따라 최대 40%를 감면하고 있다.

그러나 강원랜드의 경우 5년간(2013∼2017년) 순매출액이 매출총량 기준 대비 5534억원을 초과해 총 2804억원의 순수익을 달성했는데도 불이익은 중독예방치유부담금 32억원을 감면받지 못한 것에 불과했다. 매출총량 미준수 사업자에 대한 제재조치의 실효성이 미흡한 것이다.

감사원은 사감위 위원장에게 매출총량제의 실효성을 강화하기 위해 중독예방치유부담금을 가중 부과하는 등의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honestly8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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