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갈등 피해간 카지노株 기세 이어갈까

(서울=뉴스1) 정은지 기자 = 외국인 매출 비중이 높은 국내 주요 카지노 업체들이 한일 갈등의 영향을 피해가면서 해당 기업 주가도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운영하는 GKL은 5일 2만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8월 이후 주가 상승률은 11%에 달한다. 같은 기간 파라다이스 주가는 9.2% 올랐다. 국내 대표 외인 카지노 기업의 주가가 약 10% 오른 것이다.

이 기간 코스피 지수가 박스권 하단에서 움직였던 점에 비춰봤을 때 긍정적인 주가 흐름을 나타낸 것으로 파악된다.

그동안 증권가에서는 한일 관계 악화로 인해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방문하는 일본 VIP가 줄어들 수도 있다며 관망세를 유지해왔다. 한국에 대한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가 본격화한 7월 한국을 방문한 일본인 관광객은 전월 대비 2.7% 감소했는데, 양국 간 갈등 고조는 인적 교류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었다.

외인 카지노 VIP 가운데 일본 국적은 약 30%로 추산되고 있어 일본인 방문객이 줄어들면 실적 부담이 불가피하다.

지인해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려와 달리 일본 VIP가 줄지 않았다"며 "8월 파라다이스와 GKL의 일본 VIP 드롭액은 각각 전월 대비 27%와 15% 증가한 2383억원과 1063억원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드롭액은 고객이 카지노 게임에 투입한 총 금액을 말한다. 특히 파라다이스시티에서만 일본 VIP 드롭액은 1184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8월 파라다이스가 운영하는 워커힐, 제주그랜드,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등 카지노를 방문한 일본 VIP수는 7460명으로 전월 대비 10% 가량 증가했다. 방문객 수에서 사실상 타격이 없었다는 얘기다.

일본발 우려를 해소한 것은 이들 기업의 긍정적 실적에도 기여했다. 8월 파라다이스 매출액은 전년 대비 36% 성장했고, 드롭액은 6230억원으로 월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일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로 일본 VIP 드롭액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는 기우였음이 증명됐다"고 분석했다.

GKL 8월 매출액도 530억원을 기록하며 2015년 5월 이후 가장 많았다.역대 5번째로 매출액이다.

이는 8월 최장 10일에 달한 일본의 오봉절과 엔화 강세 등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이들 기업이 9월 이후에도 실적 호조세를 유지할 지 여부다. 일단은 중국 VIP에 거는 기대가 크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9월은 오봉절과 같은 긴 연휴가 부재하기 때문에 월간 기준으로 일본인 방문객수가 역성장 할 가능성이 높다"며 "중국 VIP 방문객수 및 드롭액의 성장세가 실적의 향방을 좌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파라다이스의 턴어라운드와 GKL의 배당 매력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GKL의 시가배당률은 3.6%로 레저업종 중 가장 높다.

지인해 연구원은 "8월 실적으로 일본 우려를 해소시키면서 상승 탄력을 높일 때"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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