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산업, 대세는 복합리조트..제주도는 영세성 '허덕'

제주 랜딩카지노. 제주 8개 외국인전용카지노 중 유일란 복합리조트 카지노다. (뉴시스 DB)

【제주=뉴시스】강정만 강경태 기자 = 복합리조트를 앞세워 카지노산업을 관광산업의 중요한 축으로 삼는 세계적 흐름과 달리,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는 제주 카지노산업도 이제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관광업계 등에서는 제주 카지노 산업이 대형화하거나 통폐합 등으로 재편되지 않는 한 매출이 계속 급락하는 등 공멸할 것으로 우려한다.

16일 제주도와 카지노업계 등에 따르면, 올 상반기 도내 8개 카지노 매출액은 922억32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3449억원이나 줄었다. 제주지역 8개 카지노 매출액을 모두 합쳐도 국내 외국인전용카지노 중 매출 3위인 서울의 세븐럭 힐튼의 1017억원보다 못하다.

올 상반기뿐 아니라 해마다 적자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간 적자는 1186억원이다. 카지노 업계는 이를 ‘존폐 위기’가 닥친 것으로 보고 있다.

도민사회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줄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하지만 업계는 복합리조트를 앞세워 카지노산업을 핵심으로 하는 관광산업시설의 부재를 지적한다.

전문가들은 이 문제의 답을 영종도 사례에서 찾는다. 2017년 개장 첫해 1759억원의 매출을 올린 영종도 파라다이스는 지난해 2494억원에 이어 올해는 상반기에만 1617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매출의 64% 가량을 달성하면서 업계 최강자의 자리에 올랐다.

이 카지노가 단기간에 매출 확대를 이룰 수 있었던 데는 복합리조트 효과가 있다. 고급 리조트와 수영장, 쇼핑몰, 식음료시설과 각종 엔트테인먼트 시설을 갖추면서 국내 다른 카지노들을 제치고 특히 중국의 VIP들을 끌어들이는 데 성공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인천공항 IBC(국제업무지구)지역에 오는 2023년 문을 열 5성급의 최고급 호텔과 테마파크 인스파이어 복합엔터테인먼트 리조트의 조감도. 1만5000석 규모의 다목적 공연장, 컨벤션 시설 및 외국인 전용카지노 등을 갖춘 국내 최대 규모로 들어선다. (뉴시스 DB)

이에 비해 제주 카지노는 복합리조트인 신화월드를 제외하고는 기존의 호텔 부속건물을 임대해 쓰고 있는 하우스 수준에 머물러 있다. 복합리조트라는 새로운 성장엔진을 앞세워 치열한 고객 유치 경쟁을 벌이는 세계 관광산업에서 제주는 갈수록 뒤처질 수밖에 없는 처지다.

인천은 법인세와 취등록세 감면 등 파격적 조건을 내세워 영종도 파라다이스에 이어 2020년 개장예정인 시저스리조트와 2023년 개장예정인 인스파이어리조트를 유치하고 제2의 마카오를 꿈꾸고 있다.

해외도 마찬가지다. 싱가포르는 최근 4조5000억원을 추가 투입해 기존 복합리조트시설을 확장하기로 했다. 일본에도 앞으로 4~5년 후 3곳의 복합리조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일본이 이 리조트를 완공할 경우 한국으로 오는 중국인 등 연간 770만명의 관광객들이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제주는 그나마 다행히 롯데관광개발이 개발중인 제주드림타워 복합리조트가 내년 4월 개장을 앞두고 있어 인천의 복합리조트들과 경쟁체제를 갖춰가고 있는 모습이다.

제주특별자치도도의회는 지난 7월30일부터 8월3일까지 4박5일 일정으로 싱가포르의 복합리조트 시설인 마리나베이샌즈와 센토사월드를 방문한데 이어 오는 19~20일 국내 복합리조트인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를 견학한다. 도의회가 해외는 물론 국내 복합리조트 시설을 방문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도의회의 선진시설 견학은 국내외의 선진 카지노시설을 보고 제주 카지노산업의 변화를 모색할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기 때문으로 읽힌다. 앞서 도의회는 지난 4월 의원발의로 된 제주 카지노시설의 이전 자체를 원천 봉쇄하는 조례안을 보류시켰다.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카지노 산업에 대한 다양한 의견수렴을 필요로 했기 때문이다.

이경용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 위원장은 도의회 방문단을 이끌고 싱가포르 복합리조트를 방문했었다. 그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도내에는 8곳의 카지노가 있지만 소규모 카지노가 난립하는 것보다 대형화 추세에 맞춰 규모의 경제로 가는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야만 관리감독 차원에서 효율성을 기대할 수 있고, 제주 카지노가 가진 영세성에서도 벗어 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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