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낸 보증금으로 카지노·호화생활 ‘익산 원룸 사기범’ 구속

대학가 원룸 주인이 학생들로부터 보증금을 받아 고가의 외제 승용차를 구입해 호화판 생활을 유지하면서도 난방을 제대로 하지 않고 보증금도 돌려주지 않다가 경찰에 구속됐다.

전북 익산경찰서는 사기 혐의로 임대사업자 ㄱ씨(46)와 ㄴ씨(28)를 구속했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ㄱ씨 등은 2017년 6월부터 최근까지 익산의 한 대학 주변에서 16동의 원룸 임대사업을 하면서 임차인 113명에게 받은 보증금 44억원 상당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허름한 원룸을 값싸게 사들여 기존에 있던 월세 세입자를 내보내고 새로운 임차인에게 전세금을 받아 다시 부동산을 사는 수법으로 원룸의 수를 늘린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원룸의 전세 계약 만료 이후에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학생과 취업준비생들의 고소로 수사에 착수했다. 조사 결과 이들은 임차인이 낸 보증금으로 고가의 승용차인 롤스로이스를 사고 100여 차례나 해외여행을 간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조사를 받는 중에도 국내 한 카지노에 수시로 들락거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호화생활을 하면서도 가스·수도·전기·인터넷 요금을 고의로 체납해 임차인들은 봄과 가을에도 두꺼운 이불을 뒤집어쓰고 생활한 것으로 알려졌다.

ㄱ씨는 경찰 조사에서 “동생이 원룸 주인인데 일을 조금 도와줬을 뿐 범행에는 가담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구속된 피의자들은 여전히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관련 진술과 증거 등을 확보한 상태”라고 말했다.

박용근 기자 yk2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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