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픈 자는 살아남을 수 없다. 출처: pixabay
 
한 남성이 현재 미국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에 갑니다. 카지노에 들어섰을 때 남성의 주머니에는 10,000달러가 들어 있었죠. 하지만 도박으로 다 잃고 4달러만 남았습니다. 집에 가려면 차비 10달러가 필요한데 이 마저도 없는 상황입니다.

남성은 6달러를 딸 때까지 카지노를 떠날 수 없습니다. 결국 남성은 카지노 룰렛 게임으로 10달러를 충당하기로 결심합니다. 남은 4달러 마저 모조리 잃으면 남성은 폭우와 찬바람 속에 집까지 걸어가야 합니다. 남성은 지금 룰렛 테이블 앞에 서 있습니다. 남성은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할까요? 

도박은 안 하는 게 상책입니다. 하지만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 등을 즐기려 한다면 이길 가능성을 최대화하는 일이 중요하겠죠. 확률적으로 최적의 전략은 '과감한 플레이(Bold play)'라고 합니다. 불리한 조건의 선수가 도박을 할 때 가진 돈을 몽땅 걸거나 모자라는 만큼 걸어야 한다는 겁니다. 게임 횟수를 최대한 줄이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라고 하는군요. 원리가 뭘까요?

여기서 잠깐, '카지노 룰렛'이란?

카지노 룰렛의 룰. 출처: AdobeStock
룰렛(Roulette)은 0(싱글제로, Single Zero)와 00(더블제로, Double Zero), 1~36까지의 숫자 38개로 칸이 나누어진 회전판(룰렛테이블, Roulette table)과 구슬(Ball)을 이용하는 게임입니다. 회전판은 붉은색과 검은색이 번갈아 칠해져 있으며 0~36까지 숫자가 적혔습니다. 0과 00 칸은 초록색입니다. 참고로 유럽식 룰렛과 미국식 룰렛은 살짝 다른데요. 미국식 룰렛은 0과 00이 있지만 유럽식 룰렛은 0 하나만 사용합니다. 
 
게임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회전판을 돌립니다. 그 다음 구슬을 회전판과 반대 방향으로 돌립니다. 이때 선수는 구슬이 떨어질 곳의 색이나 숫자에 베팅하죠. 선수가 구슬이 떨어진 곳의 색이나 숫자를 맞히면 그에 따라 배당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룰렛 게임 시 선수들은 딜러가 'No more bet'이라고 말할 때까지 배팅할 수 있습니다. 


배팅 칩과 배팅판. 출처: pixabay
룰렛 게임 시 배팅한 사람을 구별하기 위해 선수들은 각각 다른 칩을 사용합니다. 대중 매체 프로그램에서 도박 장면을 보면 왜 그 동그랗고 알록달록한 칩들이 단골 소재로 등장하잖아요? '배팅 칩(Betting chip)'이라고 부릅니다. 배팅 칩은 여러 선수들이 동시에 배팅할 경우 헷갈림을 방지하기 위해 사용합니다.

 

게임을 시작하기 전 선수들은 구슬이 들어갈 숫자 또는 색을 추측합니다. 그러고나서 색과 숫자가 표기된 배팅판에서 자신이 추측한 색이나 숫자 위에 배팅 칩들을 올려놓습니다. 룰렛을 돌린 후 구슬이 들어간 숫자 또는 색을 맞힐 경우 배당금은 0과 00을 무시한 만큼 지불합니다. 정확한 숫자를 맞힐 확률은 1/36입니다. 즉 정확한 숫자를 맞히면 배팅한 돈의 36배를 배당금으로 받습니다. 정확한 색을 맞힐 확률은 1/2입니다. 정확한 색을 맞힐 경우 배팅한 돈의 2배를 배당금으로 받습니다. 

 
이길 가능성을 키우는 방법은?

과감하게 질러버려! 출처: AdobeStock
남성이 4달러를 10달러로 늘릴 가능성을 극대화하는 최고의 전략. 먼저 룰렛 회전판에서 한 가지 색을 정해 배팅합니다. 배팅하는 액수는 '현재 가진 액수'와 '10달러에서 모자라는 액수' 중 적은 액수로 정합니다. 이 전략이 도박에서 이기는 전략이 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수학적으로는 이길 가능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전략이라고 합니다.

 남성은 현재 4달러가 있고 10달러가 필요합니다. 모자라는 액수는 6달러죠. 4는 6보다 작습니다. 여기서 남성은 4달러 전부를 붉은색 칸에 겁니다. 물론 여기서 검은색 칸이 걸리면 4달러마저 잃고 남성은 집까지 걸어가야할 수도 있습니다. 반면, 붉은색 칸이 걸리면 남성은 2배의 돈을 땁니다.

 여기서 구슬은 운좋게 붉은색 칸에 들어갔습니다. 룰에 따라 남성은 2배의 돈을 받습니다. 이제 남성에게는 8달러가 있습니다. 이제 모자라는 돈은 2달러인데요. 여기서 남성은 배팅에서 2달러만 걸면 됩니다. 운이 좋으면 남성은 원하는 10달러를 얻을 수 있습니다. 운이 나빠 2달러를 잃는다 해도 남성에겐 아직 6달러가 남습니다. 이 때는 4달러가 모자라니 4달러로 다시 배팅하면 되죠. 남성은 원하는 10달러를 채울 때까지 또는 가진 돈을 모두 잃을 때까지 계속 배팅만 하면 됩니다.

 
이길 수 없으면 한 번에 끝내자

아냐...거긴 아냐...! 출처: pixabay
하지만 룰렛 회전판에는 변수가 있습니다. 0와 00인데요. 0와 00은 일명 '카지노 넘버'입니다. 구슬이 0 또는 00에 들어가면 카지노 넘버에 배팅한 사람들을 제외한 모든 선수들이 패합니다. 0 또는 00에 배팅한 사람들이 없다면 돈은 모두 카지노 딜러가 가져갑니다. 미국 카지노에서 룰렛 게임을 할 경우 실제로 색을 맞힐 확률은 1/2이 아닌 18/38 즉 9/19입니다. 숫자를 맞힐 확률도 1/36이 아닌 1/38이죠. 선수들에게는 애당초 불리한 구조입니다.

 

배팅 횟수는 최소화하는 게 좋습니다. 세상에는 '대수(大數)의 법칙(law of large numbers)'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대수의 법칙이란 장기적으로 어떤 사건이 일어날 확률과 그 사건이 일어나는 상대적 빈도 사이는 0에 가까워진다는 법칙을 말합니다. 즉 시행 횟수 또는 관찰 횟수가 많아질수록 결국에는 일이 확률대로 흘러간다는 법칙이죠.

대수의 법칙은 1713년 스위스의 수학자 겸 화학자 야코프 베르누이(Jakob Bernoulli)가 '공정한 동전'이라는 특별한 사례를 통해 처음 이야기했습니다. 동전의 앞면 또는 뒷면이 나올 확률은 각각 1/2이죠? 베르누이는 "동전의 앞면 또는 뒷면이 나온 횟수를 동전을 던진 전체 횟수로 나눈 비율과 1/2의 차이는 동전을 던지는 횟수가 증가할수록 0에 가까워진다"고 말했습니다. 

도박도 예외가 아닙니다. 배팅 횟수가 늘어나면 도박 결과는 위에서 언급한 확률에 가까워집니다. 그러므로 배팅 횟수가 늘어날수록 선수들은 패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그러므로 선수들 입장에서는 '한판승부'처럼 배팅 횟수를 최소화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안 하는 게 최선


이웃집과학자는 '도박 권장 언론'이 아닙니다. 출처: AdobeStock
 

Q : 말씀대로 했는데 돈을 다 잃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 그것까지 저희가 책임져야 합니까?

서두처럼 다시 한 번 강조해드리지만 도박은 아예 하지 않는 게 상책입니다. 소소한(?) 재미의 대가로 돈 몇 푼 잃는 것쯤 신경쓰지 않는 사람이라면 모를까 카지노 등과 같은 도박에 너무 골몰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설령 재미의 대가로 일부 금액을 부담하겠다고 하더라도 상한선을 미리 정하고 지키셔야 중독을 피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사례 속 남성처럼 얼마 안 되는 교통비까지 잃을 수 있으니 말입니다.


게임이론의 모든 것을 알고싶다면?
이스라엘의 수학자이자 철학자 하임 샤피라의 책 은 도박에서 이길 가능성을 키우는 방식을 알려줍니다. 동시에 영국 정치가 데이비드 로이드 조지의 "절벽 사이를 두 번에 나누어 뛰는 것만큼 위험한 짓도 없다"라는 명언을 언급하며 도박은 하지 말 것을 권장하고 강조합니다. 책 은 게임이론을 기초로 현실에 존재하는 확률의 특징과 함정 그리고 이에 임하는 전략을 하나의 이야기로 풀어주는 책입니다. 

 

출처 : 이웃집과학자(http://www.astronomer.roc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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