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용의자들, 치밀한 범행에 비해 실속은 ‘미미’, 국제 범죄조직? [홍춘봉 기자(=정선)]
 

최근 외국인들이 강원랜드 카지노에서 저지른 2400만 원대의 현금 절취사건에 대해 업계에서는 의구심이 많이 가는 미스터리한 사건이라는 지적이다.

보안에 관해서는 거의 완벽을 자랑하는 강원랜드는 카지노 영업장을 중심으로 카지노 입장권 발권데스크와 호텔 내외부 등에 수천대의 CCTV를 설치해 24시간 물샐틈없는 보안을 자랑한다.

이런 상황을 모를 수 없는 외국인들이 더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으로 경계가 강화된 시점에서 강원랜드를 타깃으로 삼았다는 자체부터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지난 9일 오전 강원랜드 카지노 영업장 입구에서 고객들이 카지노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프레시안

이번 사건의 외국인 용의자들은 3명의 국적이 홍콩(38), 아르헨티나(47), 페루(32·여) 등 국적과 연령대 모두 다르고 이들의 강원랜드 카지노 입장시간도 30분 이상 차이를 보이고 있다.

슬롯머신 현금박스 절취사건이 발생한 지난 7일 홍콩 국적의 용의자가 오후 2시40분께 가장 먼저 입장하고 이어 3시 10분께 아르헨티나 남성, 마지막에 페루여성이 4시36분께 입장했다.

외국인 용의자들의 카지노 입장시간은 제각각이지만 그러나 문제의 특정 슬롯머신에서 현금박스를 절취한 후 카지노 영업장을 벗어난 시간은 모두 동일(6시 57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용의자의 이동 동선을 추적한 결과 강원랜드 근처의 워터월드 입구에 용의자들이 타고 온 렌트카를 주차한 뒤 택시로 강원랜드 호텔로 이동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사전 답사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한 용의자들은 범행 후 카지노 퇴장과 동시에 2명은 호텔로비로 이동하고 1명만 카지노 로비 근처에서 택시를 타고 워터월드로 이동한 뒤 다른 2명도 뒤따라 택시를 타고 워터월드에서 만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강원랜드 워터월드 전경. 강원랜드 카지노호텔까지 1킬로미터 이상 떨어져 있다. ⓒ프레시안

보안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지노에서 상당거리 떨어진 워터월드에 렌트카를 주차해 놓고 택시로 이동하고 범행 후에도 다시 택시로 렌트카에 이동한 것은 사전답사 가능성을 보여주는 반증”이라며 “그러나 치밀한 범행에 비해 절취금액이 낮은 것도 미스터리”라고 말했다.

아울러 슬롯머신에서 현금박스 절취를 위해 용의자들이 사전 준비한 만능키도 미스터리하기는 마찬가지.

강원랜드 관계자는 “슬롯머신에서 현금박스를 개방할 수 있는 방법은 전용 만능키로만 가능하다”며 “문제의 슬롯머신은 해외에서 수입한 제품인데 용의자들이 사전에 만능키를 어떻게 구입할 수 있었는지도 의문이지만 머신에 전문성도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경찰에서는 국내 외국인전용 카지노에서 비슷한 사건이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추론이지만 카지노협회 등 업계 확인결과 국내에서는 비슷한 범죄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액수는 크지 않지만 국제범죄 조직연루 가능성과 국내 카지노 업계에서 처음 발생한 특별한 사안이라는 의미를 감안해 인터폴에 국제공조를 통해 용의자 체포에 나설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에 반해 유럽에서는 남미출신 폭력조직이 비슷한 수법으로 소규모 혹은 사설카지노에서 슬롯머신에 현금을 넣은 방법을 반복해 현금박스를 절취하는 경우가 가끔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강원랜드는 이번 슬롯머신 현금박스 절취사건을 계기로 ▲카지노 내부에 대한 순찰강화 ▲슬롯머신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 ▲기타 카지노 영업장에 대한 범죄행위 사전 예방 등의 재발방지책을 강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이번 외국인들의 슬롯머신 현금박스 절취사건은 용의자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사각지대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을 볼 때 전문가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며 “현실적인 재발방지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마카오 카지노의 슬롯머신. 슬롯머신의 글로벌 1위 업체는 미국의 IGT사로 알려지고 있다. ⓒ프레시안

한편 외국인 용의자들이 지난 7일 강원랜드 슬롯머신에서 절취한 현금은 2432만 원으로 알려진 가운데 인천공항 출국장을 통해 이날 밤 0시 20분 태국행 비행기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홍춘봉 기자(=정선) (casinoho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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