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 코로나19 악재에 신성장동력 슬롯머신 제조사업도 '난항'

강원랜드가 자체 개발한 'KL Saberi'. <사진=강원랜드>

강원랜드의 신성장사업인 슬롯머신 제조사업이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사실상 멈춰섰다. 슬롯머신 기기의 해외 수출길이 가로 막히면서 사업 확장에 차질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강원랜드는 필리핀 수빅·라스피냐스 및 클락 등 현지 카지노에 KL Saberi(사베리) 슬롯머신 30대를 트라이얼 방식으로 설치했다. 트라이얼 방식이란 카지노에서 신규 슬롯머신을 일정 기간 시범 운영한 뒤 시장성이 높다고 판단되면 정식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다.

수출도 목표에 한참 못 미치고 있다.  올 목표는 200대였으나 대형 전시회가 전면 취소되는 등 해외 판로 확보에 제동이 걸려 물거품이 됐다.

강원랜드는 올 들어 코로나19 확산으로 카지노 영업은 물론 슬롯머신 제조사업 추진에 연이어 발목을 잡힌 상황이다. 이미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3500억 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낸 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신사업 부진을 피하지 못하게 됐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슬롯머신 제조사업이 비교적 순항했던 만큼 강원랜드로서는 뼈아픈 대목이다. 강원랜드는 지난해 4월 동남아시아 최대 슬롯머신 공급사인 RGB사와 오는 2023년까지 슬롯머신을 공급한다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또 대구 골든크라운 카지노와 그랜드코리아레저(GKL)에 KL Saberi 총 19대를 납품했다.

강원랜드가 슬롯머신 제조사업에 나선 이유는 '폐광지역 개발지원에 관한 특별법(폐특법)' 시효 만료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오는 2025년 폐특법이 예정대로 만료되면 내국인 전용 카지노를 운영해 온 강원랜드의 독점적 지위가 깨지기 때문이다. 강원랜드는 1989년 제정된 폐특법에 근거해 국내에서 유일하게 내국인을 대상으로 한 카지노 운영을 허가받았다.

이에 강원랜드는 사업구조 다변화의 일환으로 2017년 슬롯머신 제조사업에 뛰어들었다. 오는 2031년 '연 매출 1743억 원·1만 대 판매' 달성을 중장기 목표로 세우고, 2022년까지 강원 태백 지역에 슬롯머신 제조공장을 건립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또 지난해 말 사업 확대 차원에서 조직 내 슬롯머신 전담 사업부서인 머신사업팀을 머신사업실로 승격시켰다.

강원랜드는 코로나19 국면 이후에 대비하고자 슬롯머신 고도화 작업과 신규시장 확보에  주력할 방침이다. 최근에는 9종의 슬롯머신 게임을 신규 개발했으며, 올 연말까지 신규 게임이 포함된 슬롯머신 100대를 강원랜드 카지노 영업장에 설치하기로 했다. 또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해외 인프라를 활용해 신규 수출 시장 확보에 매진하고 있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올해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해 목표 달성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신규 슬롯머신 게임 개발 전 세계 무역 관계자들과의 협업을 통해 신규시장을 늘려나갈 계획"이라며 "내년에는 중남미·아프리카·유럽, 2022년 동북아시아와 북미·마카오, 2023년 오세아니아·싱가포르 유통망을 갖춰 KL saberi의 세계 판매망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솜이 기자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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