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다이스, 코로나 여파로 매출 반토막…차입금 2배 증가

금융권서 1조2천억원 빌려…회사채 기관 주문 '제로' 수모[아이뉴스24 류은혁 기자] 카지노와 호텔을 운영하는 파라다이스가 코로나19 장기화로 실적이 악화됨에 따라 유동성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다. 적자로 인해 경색된 현금흐름은 금용권 차입으로 메웠지만 단기차입금이 9개월새 2배 가까이 급증한 가운데 신용등급 강등으로 향후 자금조달에 차질을 빚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파라다이스는 올 3분기 연결 기준 누적 매출액 3천498억원, 영업손실 707억원, 순손실 862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반토막이 났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파라다이스시티 전경 [사진=파라다이스]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 속에서 외국인 관광객 발길이 끊기면서 매출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카지노 사업이 타격을 입은 게 발목을 잡았다. 카지노 부문의 3분기 누적 매출은 1천539억원으로, 작년 3분기 2천980억원보다 48.3% 급감했다. 누적 영업이익은 지난해 145억원 흑자에서 124억원 손실로 전환했다.

같은 기간 호텔 부문과 복합리조트 부문도 매출이 큰폭으로 줄었으며, 영업이익 역시 적자로 돌아섰다. 호텔 부문의 3분기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3.1% 줄어든 486억원에 머물렀으며, 영업이익은 지난해 97억원 흑자에서 43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복합리조트 부문의 경우 3분기 누적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6.2% 줄어든 1천449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손실은 513억원에 달했다.

파라다이스는 코로나19 여파로 대폭 늘어난 영업적자 탓에 현금흐름이 경색되자 단기자금을 끌어 쓰기 시작했다. 인건비, 관광진흥개발기금·개별소비세 등 올 3분기 누적 비용이 4천205억원에 달하면서 유동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희망퇴직 실시 등 허리띠를 졸라매며 누적 비용이 작년 동기에 비해 37.2%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파라다이스는 부족한 운영자금을 금용권 차입을 통해 충당했다. 올해 3분기 산업은행과 우리은행을 비롯해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등으로부터 총 1조479억원의 운영자금을 빌렸다. 한도약정액인 1조2천29억원의 87%에 달하는 금액이다. 추가로 외화 1천789만4천500달러(약 200억원)를 빌리기도 했다.

파라다이스가 올 3분기 말 기준 당장 1년내에 갚아야 하는 단기차입금은 1천509억원에 달한다. 이는 작년말 기준 773억원보다 9개월만에 2배 가까이 불어난 것이다. 지난해 말 기준 2천216억원이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천28억원으로 줄었다.

현재 보유중인 현금 및 현금성자산으로 단기차입금을 갚을 수 있으나 코로나19 장기화로 운영자금이 더 필요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차입금 규모는 지금보다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다.

문제는 신용평가사들은 파라다이스에 대한 신용등급을 낮추고 있다는 점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10월 파라다이스의 무보증 선순위 회사채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강등했으며, 한국신용평가 역시 A+에서 A로 하향 조정했다. 신용등급이 내려가면 대출금리 상승과 한도 축소, 만기연장 불가 등의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

파라다이스 회사채도 시장의 외면을 받고 있다. 최근 파라다이스는 1천억원(3년 만기물)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해 기관들을 상대로 수요예측(사전청약)을 진행했지만 한 건의 매수주문도 받지 못했다. 주력 사업인 카지노에 외국인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올해 실적에 빨간불이 켜진 탓이다.

회복세를 보이던 주가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코로나19 3차 대유행 영향으로 워커힐카지노를 이달 22일까지 임시 휴장한다고 공시한 뒤 주가가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코로나19 확산으로 급락했다가 상승세를 보였던 파라다이스는 현재 1만5천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파라다이스가 비상경영체제로 돌입해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있다"면서도 "코로나19 여파 장기화로 내년 상반기까지 적자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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