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광지역 "폐특법 재연장은 산소호흡기만 다는 꼴"

- 2025년 특별법 만료… 정선 등 7개 시·군 “시효 없애달라” 촉구

정부 ‘10년 재연장’고수에

주민들 “시효폐지만이 해법”

7개 시·군 협의체 공동대응

“상경시위 등 대정부투쟁 불사”

“소멸 위기에 놓인 폐광지역의 아픔은 외면한 채 또다시 산소호흡기만 달아주려는 정부를 더는 용납할 수 없습니다.” 강원·충남·전남·경북 등 전국 7개 폐광지역 시·군 경제 회생을 지원하기 위한 ‘폐광지역 개발지원에 관한 특별법(폐특법)’이 오는 2025년 만료를 앞둔 가운데, 해당 법의 시효 폐지를 요구하는 지역사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시효 폐지 대신 ‘폐특법의 10년 재연장 협의 방안’을 고수하면서 지역 주민들은 대정부 투쟁을 예고하는 등 갈등이 확산일로에 있다.

19일 전국 폐광지역 시·군의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강원 정선군의회에서 ‘폐특법 개정을 위한 전국 폐광지역 시·군의회 의장단 협의회’를 발족한다. 협의회에는 강원 태백·삼척시와 정선·영월군을 비롯해 충남 보령시, 경북 문경시, 전남 화순군 등 전국 7개 시·군의회 의장이 참석한다. 협의회는 의회별로 2명씩 참여하는 실무회의를 구성, 폐특법 시효 폐지를 위해 공동대응해 나갈 방침이다.

폐특법 개정안은 2025년 말까지 한시법인 폐특법의 시효 규정을 삭제해 이를 항구화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개정안은 오는 2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재심사를 앞두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앞서 지난 4일 법안심사소위에서 “관련 부처의 반대가 완강해 시효 규정 폐지가 어렵다”며 대신, 폐특법 시효 10년 연장을 관계 부처와 협의 중이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소식이 전해지자 폐광지역은 격렬히 반발했다. 10년 시한의 불안정한 특별법으로는 장기 발전 계획 수립은 물론 투자 유치도 어렵다며 시효 폐지만이 해법이라고 주장한다. 시효 폐지가 이뤄지지 않으면 대규모 상경 투쟁에 나서는 등 단체행동도 불사하겠다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강원 폐광지역 4개 시·군 주민단체 연석회의 관계자는 “오는 3월 3일 정선 사북 뿌리공원에서 장외 집회를 시작으로 상경투쟁과 농성 등 모든 가능한 수단을 동원해 폐특법 개정을 관철하겠다”고 말했다.

10년 한시법으로 1995년 제정된 폐특법의 시효는 그동안 두 차례 연장됐다. 국내 유일의 내국인 출입 카지노인 강원랜드가 이 법을 근거로 설립돼 수익금을 통해 매년 ‘폐광기금’을 7개 시·군에 지원하고 있다.

강원랜드에 따르면 카지노 시설의 매출은 내국인이 99%를 차지하고 외국인은 1%에 불과하다. 그동안 매년 1조5000억 원 안팎의 매출을 기록하며 폐광지역 활성화에 이바지했지만, 폐특법이 만료되면 내국인에게 의존하는 강원랜드의 존립 기반은 사라진다.

정선=이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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