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카지노 145억 증발사건 실체 묻히나

제주 카지노 145억원 증발 사건과 관련해 주요 용의자가 해외로 빠져나가 잠적하면서 경찰 수사가 장기화되고 있다. 특히 사건 용의자가 경찰이 압수한 128억여원을 자신의 돈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경찰은 그의 주장에 신빙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제주 서귀포시에 위치한 랜딩카지노는 “지난달 5일 카지노 금고에 보관 중이던 홍콩 모기업인 랜딩 인터내셔널 디벨롭먼트의 운영자금 145억여원이 사라졌다”며 서귀포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경찰은 이 사건을 횡령 사건으로 보고, 말레이시아 국적의 카지노 자금담당 여성 임원 임모씨를 용의자로 지목했다.

그러나 임씨는 지난해 성탄절 전후로 외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이 임씨가 제주국제공항 주차장에 두고 간 차량을 조회한 결과, 중국인 위모씨의 명의로 대여한 차량으로 나타났다.

위씨는 VIP고객 유치와 빌려준 돈에 대해 수수료를 받는 카지노 에이전트로 임씨가 출국한 이후 중국으로 출국했다. 경찰은 임씨와 위씨를 공범으로 보고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그러나 145억여원 증발 사건이 두 달 가까이 지나고 있으나 경찰은 이렇다할 수사 결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이들 주요 용의자가 외국으로 빠져나가면서 사건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이후 사라진 돈의 일부로 추정하는 129억원 가량의 현금 뭉치를 발견했지만, 사건과 관련된 내용을 언론에 공개하지 않고 있다.

경찰은 주요 용의자가 잡히지 않은 상태에서 수사 내용이 외부에 알려지면 사건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최근 중국인 위씨가 한 방송에 영상통화를 통해 “제주 경찰이 압류한 돈의 주인은 나”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위씨의 카지노 금고에서 81억원, 위씨의 지인의 집에서 47억원 등을 압수한 상태다.

위씨는 “코로나가 터지기 전 랜딩카지노 개인금고에 60억원을 보관했고 나머지 70억원은 카지노게임을 통해 거둔 수익”이라며 모두 130억원의 소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위씨의 주장에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하고 있다. 경찰은 “중국에 머물고 있는 위씨가 직접 경찰에 출두해 자신의 돈이라고 입증하면 된다”고 했다.

반면 145억원이 사라졌다고 신고한 랜딩카지노 측은 경찰에 돈의 소유권을 입증하는 자료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경찰은 “회수한 현금이 고소인(랜딩카지노)의 것으로 볼 만한 정황과 근거가 있다”며 “다만 외국으로 도주한 A씨가 소환돼야 사건의 전모가 밝혀지고, 돈의 주인 역시 가려지게 될 것”이라며 “그 전까지 경찰이 돈을 보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