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 의결 보류한 '드림타워 카지노' 이전 24일 재상정

제주 최고층 드림타워복합리조트 전경.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는 지난 19일 제393회 임시회 1차 회의를 열어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운영사인 롯데관광개발이 신청한 ‘LT카지노업 영업장소 및 면적 변경 허가 신청에 따른 의견 제시의 건’을 심의한 끝에 의결을 보류했다.

의원들은 카지노산업 영향평가 도민 설문조사가 조작됐다는 의혹에 대해 경찰 고발과 수사가 진행되고 있어 이에 대한 사업자 측의 해명을 요구했고, 경찰 수사 결과 조작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제주도의 입장을 요구했다.

김한준 롯데관광개발 대표는 “제주도 ‘카지노 관리 및 감독에 관한 일부 개정 조례’에 따라 공신력 있는 기관에 의뢰해 주민 의견을 절차대로 수렴했다”며 “법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개장 준비 중인 제주 드림타워복합리조트 내 외국인전용카지노.

이날 도의회 의결 보류는 드림타워 내 카지노 이전과 관련한 도민 의견조사 왜곡 의혹과 관련해 경찰이 관계자 3명을 입건하고, 제주도를 압수 수색을 해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지면서 논란이 확산했다.

롯데관광개발은 지난해 7월 제주도에 중문관광단지 내 롯데호텔에서 운영 중인 LT카지노를 제주시 노형동 드림타워로 이전하기 위해 ‘카지노 산업 영향평가서’를 제출했다.

롯데관광개발은 한국갤럽에 의뢰해 영향평가 항목 중 하나인 도민 의견수렴 설문조사를 했다.

카지노 산업 영향평가 심의위원회에서 800점 이상을 획득해, 카지노 이전 적합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영향평가 내용 중 도민 의견 수렴 절차가 왜곡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시민단체인 제주참여환경연대는 지난 2월 26일 제주의 한 언론사가 보도한 제주 드림타워 카지노 이전 도민 조사 왜곡 의혹과 관련해 롯데관광개발 대표와 LT카지노 관계자 등 2명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고발했다.

제주경찰청은 시민단체 고발에 앞서 도민 의견수렴 설문조사에 관여한 A씨 등 3명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입건했다.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 의원들이 2월 23일 드림타워 카지노 이전과 관련해 현장방문을 하고 있다. 제주도의회 제공

경찰 관계자는 21일 “수사 중인 사안으로 입건자가 누구인지 말해 줄 수 없다”면서 “다만 입건한 3명이 공무원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현재 입건된 3명 중 한 명은 제주지역 모 공기업 관계자로 알려졌으며, 나머지 2명은 롯데관광개발 또는 도민 의견 수렴에 참여한 관련 단체 관계자 등으로 추정되고 있다.

아울러 경찰은 지난달 4일 제주도 카지노정책과에 대한 압수 수색을 벌여 드림타워 내 LT카지노 이전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제주도에 대한 경찰의 압수 수색은 시민단체 고발에 앞서 첩보를 입수해 수사하는 과정에서 이뤄진 것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이에 대해 “경찰이 LT카지노 이전과 관련해 자료 제출을 요구했고 대부분의 자료를 제출했는데 그 과정에서 비공개로 처리된 심의위원 명단과 기업 영업비밀 등이 들어 있는 카지노산업영향평가서 자료는 제출할 수 없었다”라며 “이 자료에 대해서는 경찰이 영장을 제시하면 제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이에 따라 이 자료에 대한 압수 영장이 발부됐다. 수사관들이 들이닥쳐 사무실을 뒤지고 찾는 그런 압수 수색은 아니었다”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금융기관 계좌도 압수 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팩스로도 받는다. 그런 절차로 보면 된다”라며 “혐의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수사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롯데관광개발 관계자는 “경찰이 카지노 이전과 관련해 지금까지 본사에 자료 요청 내지는 압수 수색을 하지는 않았다”라며 “본사는 LT카지노 이전 사업을 펼치는 과정에서 어떠한 불법도 저지르지 않았으며 경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제주도와 도의회에 제출한 3년 간 120억원 지원 등 지역 공헌 사업 등을 차질없이 펼쳐나갈 것”이라며 “호텔 2000여명, 카지노 1000여명 등 3000여명 채용 등 고용창출과 제주 지역 경제 살리기를 위한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주경찰청 전경.

카지노 이전이 허가되면 허가 면적은 현재 1175.85㎡에서 5367.67㎡로 4.5배가량 늘어나게 된다.

‘제주특별자치도 카지노업 관리 및 감독에 관한 조례’는 영업장소 변경과 관련해 새 영업장이 기존면적보다 2배 이상 초과하는 경우 도의회의 의견을 묻도록 규정하고 있다.

도의회가 의견을 제시하면 제주도 카지노업감독위원회의 의견 수렴을 거쳐 원희룡 제주지사가 이전 허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제주=임성준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