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압수수색..社측 '직원들의 눈물' 호소

(제주=뉴스1) 홍수영 기자 = 국내 세 번째 규모의 카지노 개장을 준비하는 제주드림타워에 대한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제주경찰은 제주도 본청을 압수수색했으며 관계자 3명을 입건했다.

이와 관련 제주도의회는 드림타워 카지노 행정절차 과정에서 이뤄진 도민여론 조작설부터 영향평가 부실 의혹까지 확인이 필요하다며 사업 추진에 제동을 걸었다.

23일 제주도의회에 따르면 문화관광체육위원회(위원장 안창남)는 지난 19일 제393회 임시회 제1차 회의에서 ‘엘티(LT)카지노 영업장소의 면적 변경 허가 신청에 따른 의견제시의 건’을 의결 보류했다.

보류된 안건은 LT카지노가 기존 롯데호텔제주에서 제주드림타워로 옮기며 영업장 규모를 약 4.5배 확장함에 따라 행정절차의 일환으로 제출한 것이다.

주요 내용으로는 제주도 관련 조례에 따라 시행한 카지노 영향평가 결과가 담겼다. 카지노 영향평가는 주거권, 학습권, 도민여론조사 결과 등을 기준으로 심의한다.

이날 안건 심사에서는 제주도경찰청이 지난달 제주도 본청을 압수수색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도의회 문광위는 제주도의 추가 입장 제출 여부에 따라 다음 심의 날짜를 정할 예정이다.

◇제주경찰, 고발장 접수 전부터 수사 진행

제주도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드림타워 내 카지노 개장 절차와 관련해 인지 수사를 진행하는 중 관계자 3명을 입건했다.

입건된 피의자들은 공무원은 아닌 카지노 영향평가 관계자들이며 혐의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이다.

경찰 수사는 지난달 제주참여환경연대가 카지노 영향평가 조작설을 제기하며 고발장을 접수하기 전부터 이미 진행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경찰은 지난달 4일 카지노 영향평가 과정을 살펴보기 위해 영장을 발부받아 제주도 카지노과를 압수수색해 심의위원 명단 등 자료를 확보했다.

다만 경찰은 “구체적인 피의자 신분이나 혐의점에 대해서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제주참여환경연대는 같은달 24일 제주경찰청에 롯데관광개발 김기병 회장과 LT카지노 김웅 대표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고발장을 접수했다.

제주참여환경연대는 드림타워 카지노 영향평가 중 일부 항목으로 포함되는 여론조사가 사측에 유리하도록 의도됐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제주참여환경연대는 “롯데관광개발은 여론조사 대상을 드림타워 카지노에 대해 우호적일 것으로 예상하는 특정 단체로 정하고 사전에 좋은 면만을 홍보해 면접조사를 진행함으로써 공정성에 심각한 훼손을 입혔다”고 주장했다.

◇“압수수색은 자료 확보 목적일 뿐”

제주도는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압수수색은 제주도에서 미제출한 자료를 추가 확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됐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경찰은 지난 1월 영향평가 관련 문서 일체, 영향평가서, 심의위원 명단 등 자료 제출을 요청했다.

그러나 제주도는 비공개인 영향평가서 및 심의위원 명단을 제외한 자료를 제출했다. 이는 정보공개법 및 제주도 카지노 운영지침 등에 따랐다는 설명이다.

제주도는 제주도의회에도 영향평가 심의위원 명단을 공개하지 않은 상태다.

이에 제주경찰은 사전 통보 후 도본청 카지노과를 방문해 압수수색 절차를 진행했다. 이때 심의위원 명단 등의 자료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드림타워 운영사 롯데관광개발은 “자료협조 차원에서 이뤄진 평범한 절차를 큰 문제가 있어서 압수수색을 당한 것처럼 포장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21일 ‘보이지 않는 손’, ‘새내기 직원들의 눈물’이라는 부제가 담긴 보도자료를 낸 롯데관광개발은 “도민의견수렴은 정당한 절차대로 공정하게 이행됐다”고 했다.

롯데관광개발은 ‘도청 압수수색’과 ‘도민의견수렴 과정 부실 의혹’에 대한 언론보도를 언급하며 “기가 막힌 타임에 진행된 두 장면이 단순한 우연의 결과가 아닐 것이라는 점에 당사는 강한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고도 주장했다.

또 “이권과 편견, 이기심 등으로 얼룩진 이들로 인해 가장 피해를 보는 사람은 다름 아닌 직원들임을 잊지 말아달라”고 했다.

롯데호텔제주에서 영업 중인 LT카지노는 현재 114명을 채용 중이며 드림타워 영업장으로 이전 시 올해 75명을 추가 고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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