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채용 비리 연루 전 제주공무원 재임용 논란

제주 신화역사공원 카지노 채용 청탁 비리 의혹에 연루돼 재판을 받았던 전 제주도 카지노 주무부서 과장이 다시 같은 직위에 임용돼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초대 제주도 카지노감독과장을 지낸 고모(56)씨를 신임 과장으로 임용했다고 30일 밝혔다.

고씨는 2015년 8월부터 2019년 8월까지 4년간 초대 제주도 카지노감독과장을 지내고 퇴직했다. 고씨는 올해 7월 진행된 신임 카지노감독과장 공개 모집에 응모했으며 제주도는 서류와 면접 심사를 거쳐 그를 최종 합격자로 선정했다.

제주도는 "그동안 현장경험을 바탕으로 제주형 카지노 정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양질의 일자리 창출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임용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고씨가 최종 무죄를 선고 받긴 했지만 과거 신화역사공원 카지노 채용 청탁 비리 의혹에 연루돼 재판을 받았다는 점에서 이번 인사의 적절성을 두고 논란이 예상된다.

당시 판결문을 보면 고씨는 카지노감독과장으로 재직하던 지난 2017년 11월3일 신화역사공원 개발업체인 람정제주개발 전 인사부사장에게 카카오톡으로 부하 직원 딸 이력서를 직접 보냈다. 또 고씨는 "잘 부탁드린다"는 메시지도 보냈다.

부하 직원 딸은 같은해 12월 4일 람정 측에 취업했으며 하루 뒤 람정 측은 하얏트호텔에 있는 랜딩카지노를 제주신화월드로 확장·이전하기 위한 신청서를 제주도에 제출했다. 또 고씨는 2018년 2월21일 람정제주개발 전 인사부사장에게 카지노 확장 이전에 반대하는 단체의 성명서와 그날 오후 쯤 카지노 변경허가가 승인될 예정이라는 내용의 메시지도 보냈다. 그러나 이날 카지노 사업장 변경 허가는 승인되지 않았다.

당시 검찰은 고씨의 이같은 행위가 카지노 확장·이전을 돕는 대가로 부하 자녀의 취업을 부정하게 청탁한 것으로 보고 제3자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지만 1~3심 재판부는 "직무 대가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또 고씨가 부하 직원 딸 이력서와 '잘 부탁드린다'고 메시지를 보낸 것에 대해서도 부탁성 메시지가 아니라 의례적인 인사말이라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무죄를 선고하면서도 "피고인의 행위가 전혀 죄가 되지 않는 깨끗한 행위는 아니었다"고 꾸짖었다.

제주도는 고씨의 재임용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도 관계자는 "이미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기 때문에 채용하는데 법적으로 문제가 될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도덕적으로도 전혀 문제가 없느냐"는 질문에는 "채용 심사 과정에서 위원들이 잘 판단하지 않았겠느냐"고 답했다.

출처 제주한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