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내국인 출입 카지노' 재추진

제주도가 11년 만에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관광객 전용 카지노’를 도입하는 방안을 다시 검토한다. 코로나 사태 등으로 매출이 큰 폭으로 줄어 어려움을 겪는 카지노 업계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제주도민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적은 반면 도박 중독 등 사회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커 논란이 예상된다. 제주도는 2010년에도 이를 검토했지만 부작용에 대한 논란이 커지면서 사업 추진을 중단했다.

제주도는 관광객 전용 카지노 도입을 검토하는 내용을 담은 ‘제2차 제주 카지노업 종합계획’(2022~2026) 용역을 마치고 제주도의회에 최종 계획안을 제출했다고 16일 밝혔다. 현재 제주에는 8개 카지노가 운영되고 있는데, 모두 외국인 관광객만 출입할 수 있다. 국내에서 내국인이 출입할 수 있는 카지노는 강원랜드가 유일하다.

용역안에 따르면 관광객 전용 카지노에는 제주를 방문한 외국인과 내국인 관광객만 출입시킨다는 계획이다. 제주도민은 출입 대상에서 제외된다. 연간 이용 횟수도 월 1회, 연간 12회로 제한하고, 한 번 출입할 때 쓸 수 있는 돈에도 상한을 두겠다는 계획이다.

제주도가 이를 다시 논의하기로 한 것은 카지노 업계가 극심한 불황을 겪고 있어서다. 2년 가까이 코로나 사태가 이어지면서 외국인 관광객이 급감해 현재 제주 카지노 8곳 중 5곳이 휴업 중이다. 작년 제주도 카지노의 전체 매출액은 약 690억원으로 2019년 1903억원에 비해 60% 이상 줄었다. 카지노 입장객도 2019년 약 37만명에서 작년 약 17만명으로 반 토막이 났다.

제주도 관계자는 “제주도의회 보고, 전문가·관련 업계 의견 청취 등의 과정을 거쳐 연말까지 사업 추진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라고 했다. 관광객 전용 카지노를 도입하려면 관광진흥법과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과 관련 조례를 바꿔야 한다. 지역에서는 반대도 많다. 좌광일 제주주민자치연대 사무처장은 “내국인 출입을 허용하는 카지노가 확대되면 도박 중독과 범죄 같은 부작용도 늘어나 지역 공동체에도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했다.

용역안에는 이와 별도로 아시아 지역 외국인을 상대로 비대면(온라인) 카지노를 설치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카지노 밖에서 여권으로 고객의 신원을 인증하면 고유 번호를 받아 온라인이나 화상 중계로 카지노 안에 있는 대리인을 통해 게임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지난 4월 비대면(온라인) 카지노 도입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관광진흥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돼 있는 상태다. 비대면 카지노가 도입될 경우 공기업인 제주관광공사에 운영을 맡긴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