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용 물고기 성형, 제트기로 카지노 순례"…슈퍼리치 삶

"관상용 물고기를 전신 성형해주고, 제트기로 카지노 순례를 벌인다."

세계적인 슈퍼리치의 삶이다.  

싱가포르를 무대로 동남아 화교 부자들의 생활을 그린 할리우드 영화 '크레이지 리치'가 세계적으로 흥행돌풍을 일으키면서 실제 슈퍼리치의 삶에 세계 일반 시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화에서는 "그냥 부자가 아니라 머리가 이상해질 정도의 부자란다."라며 이들 슈퍼리치를 묘사하고 있다.  

영화는 지난 8월 미국에서 개봉된 후 3주 연속 흥행 1위를 기록하고 있다.

11월 현재 세계적으로 약 2700억원의 흥행수입을 올리고 있다. 이달 말에는 중국에서도 개봉될 예정이다. 

그럼 실제 크레이지 리치 생활은 어떨까? 

"우리의 생활을 정확하게 그렸다. 다만 실제 현실이 조금 더 화려할지도 모른다."

싱가포르의 초부호 가문에서 태어난 켄 림(29)이 20일자 아사히(朝日)신문에 털어놓은 영화관람 소감이다. 림 자신도 17세에 창업해 지금은 미국에서 부동산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얼마 전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백화점이 개인소유 제트기로 모시러 오는 투어에 참가했다. 단골손님 20명 정도와 함께한 투어에서 그는 수십억원 어치를 샀다.

세계 각지의 카지노를 개인소유 제트기로 순회하기도 한다. 그와 가깝게 지내는 지인은 애인과 둘이서 타기 위해 대형 여객기를 전세 낸 적도 있다. "어린 시절 유럽에서 멸시당한 적도 있지만 지금은 어디를 가든 중국어를 구사하는 직원이 있다"고 한다.

싱가포르 서쪽에서 열대어를 판매하는 유진 운은 "돈 쓸데가 없어 고민하는 사람이 많다"며 웃었다. 그가 운영하는 가게에서는 물고기 성형수술을 한다. 처진 눈을 올리는 수술이나 꼬리 지느러미를 다듬는 수술 등이다. 이런 고객에게 한마리에 7000 싱가포르 달러(약 576만5000 원) 하는 담수 열대어 아로와나를 판매한다. 

주말이면 이 가게 주차장에는 페라리 같은 고급 승용차들이 줄줄이 들어온다. 펜트하우스에서 아로와나 30마리를 키우는 한 남성(50)은 물고기 사료인 새우 구입에만 매달 수백 싱가포르 달러(1 싱가포르 달러는 약 823원)를 쓴다. "그동안 아로와나에 20만 싱가포르 달러를 들였다"고 한다. 

새롭게 주목받는 크레이지 리치는 아시아 화교들이다. 중국 아모이대학남양연구소의 야궈투 교수는 "세계 각지에 있는 화교 5000만명의 70% 이상이 동남아에 살고 있다"며 "대부분 17-20세기에 중국 남부에서 바다를 건넌 쿠리(苦力. 육체노동자)의 자손들"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화교 부자들은 영국 식민지 정부에서 아편전매권을 얻거나 땅을 사들여 부동산업과 농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나타나면서 자산을 불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크레이지 리치' 원작자로 그 자신도 초부유층 출신인 케빈 쿠완은 "진짜 부자는 신문의 부호 랭킹에도 등장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냉전시대 동남아에는 공산세력이 강해 부유층이 눈에 띄는 걸 두려워 했다. 일본의 싱가포르 점령시절 '기부'를 강요당해 재산을 잃은 경험도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최근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특히 1997년 아시아 통화위기 이후 싱가포르 정부는 외국인 투자가에게 영주권을 주고 상속세를 폐지하는 등의 방법으로 부유층을 끌어 들였다. "부자들을 환영하는 분위기가 강해지면서 부를 감출 필요를 느끼지 않게 됐다"는 것이다. 부를 과시하는데 거리낌이 없는 중국의 신흥 부유층과의 교류도 이런 경향을 강화한 요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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