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심의위원회"직무유기"

불법 도박사이트가 최근 7개월 동안 전혀 차단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지난 6월 이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의뢰한 불법 
온라인 도박사이트 차단 의뢰한 심의 건수 약 1만 건이 처리되지 못한 것이다.

이에 따라 불법 도박 사이트를 실시간으로 차단하기 위한 사감위법 개정 움직임도 나타
나고 있다. 국무총리 소속으로 불법사행업체에 대한 감시 활동을 담당하는 사감위에 단속을 
위한 사이트 폐쇄 권한도 함께 부여하자는 것이 골자다.

25일 사감위에 따르면 지난 7월부터 11월까지 방심위에 차단 심의를 의뢰한 8355건 가운데 
접속차단 및 이용해지 건수는 '0'이다. 차단 의뢰가 거절(각하)된 경우는 191건뿐이며, 
신청 건수의 대부분인 8164건이 '심의 중'(미회신) 상태다.

방심위 심의를 통해 이용자들에게 보내는 불법정보를 차단하거나 불법 사이트 운영자의 
도메인 이용 권한을 해지하는 조치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반면 올해 들어 지난 
6월까지 사감위가 차단 의뢰한 1만263건 중 접속 차단은 7445건, 이용해지는 23건에 
달했다. 반면 각하된 건수는 1108건, 미회신 건수는 1687건에 머물렀다.

이렇게 상반기와 하반기 불법 도박 사이트 폐쇄 심의 실적이 차이가 나는 이유는 방심위원들이 
지난 6월12일 퇴임한 이후, 후임 위원의 선임이 이뤄지지 않아서다. 도박 사이트 차단과 
관련한 마지막 조치가 이뤄진 날짜는 6월1일로, 이후 방심위에서 잠자고 있는 폐쇄 
심의 건수는 모두 9651건에 달한다. 이전 1~5월 미회신 건수까지 더하면 1만여 건에 
육박하는 상황이다.

방심위은 정부여당 추천 6명과 야당 추천 3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청와대 등 정부여당 
측의 방심위원 인선은 거의 마무리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알려졌으나, 야당 추천 위원이 
확정되지 않으면서 논의가 공전했다. 방심위 관계자는 "내부 절차를 고려하면 사실상 올해 
안에 위원 임명이 힘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방심위 공백 등 불법 도박 근절을 위한 제도적 장치에 결함이 나타나자 이를 보완하기 위한 
국회 입법도 진행 중이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곽상도 의원(자유한국당)은 
지난달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현재처럼 사감위가 감시해서 방심위에 통보하면 도박 사이트가 폐쇄되는 구조에서 시간이 
지체되는 단점을 보완하고자, 불법 사행산업에 대한 단속 권한까지 사감위에 부여하고 
소속 공무원이 단속에 관한 사법경찰관리의 직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골자다.

이와 함께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도 발의됐다. 사감위가 
입증자료를 갖춰 방심위에 요청하면 별도 심의 없이 불법 도박 사이트를 바로 차단하는 
등 불법 도박 사이트에 대한 즉각적인 차단·삭제 조치가 이뤄지도록 하자는 목적이다.

사감위 조사에 따르면 2015년 기준 불법도박 총 매출 규모는 약 83조7822억원이며 이중 
온라인 불법도박의 규모는 46조8474억 원으로 전체 불법도박의 56%를 차지했다. 한 사행산업 
전문가는 "도박중독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25조원이 넘는다"며 "불법 도박 문제를 
보다 효율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법적 장치를 마련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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