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우저 지배해야 온라인 장악”…네이버, 크롬에 도전장
PC·모바일 웹 브라우저 전쟁
모든 플랫폼 비즈니스의 핵심 분야
네이버 웨일, 퀄컴·PC방과 손잡아
구글 크롬, 익스플로러 제치고 1위
세계시장 26조, 매년 두 자릿수 성장
“후발 주자라도 투자 중요성 크다”지난달 17일 국내 최대 포털 기업 네이버는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IPCA)와 업무 협약을 했다. IPCA는 국내 최대 규모의 PC방 단체다. 전국 약 1만 개 PC방이 가입해 영향력이 크다. 협약에서 IPCA 가맹 PC방들은 네이버가 2017년 10월 내놓은 후 계속 업데이트 중인 웹 브라우저 ‘웨일’을 PC마다 기본 채택하기로 했다. 김병수 IPCA 중앙회장은 “웨일을 통해 PC방 이용자들이 더 안전하고 쾌적하게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삼성 인터넷, 갤럭시 시리즈에 탑재
앞서 네이버는 지난해 10월 미국의 정보통신기술(ICT) 공룡 퀄컴과도 손을 잡았다. 세계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기반 스마트폰에 가장 많이 탑재되는 이 회사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스냅 드래곤’ 플랫폼에 웨일 서비스를 최적화하기로 하고 협력 강화를 발표했다. 삼성전자도 2013년 첫선을 보인 안드로이드 기반 ‘삼성 인터넷’ 모바일 웹 브라우저를 스마트폰 ‘갤럭시S’ ‘갤럭시노트’ 시리즈 등에 탑재하고 성능과 호환성을 계속 강화해 호응을 얻고 있다. 2000년대 마이크로소프트(MS)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지배했고, 2010년대 구글 ‘크롬’이 새 강자로 떠오른 웹 브라우저 시장에서 2020년대 신흥강자 자리를 노리는 국내 기업의 발걸음이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그러면서 국내외 기업 간의 PC·모바일을 넘나든 웹 브라우저 전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시장 조사 업체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네이버 웨일은 지난달 기준 국내 PC 웹 브라우저 시장점유율 3.6%, 모바일 웹 브라우저 점유율 8.6%로 후발주자임을 고려할 때 선전하고 있다. 첫 출시 직후였던 2018년 점유율이 0%대였던 데서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MS가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후속으로 야심차게 내세운 ‘엣지’의 PC 점유율이 4.7%로 웨일과 엇비슷하다. 삼성 인터넷은 모바일에서 점유율이 25.2%로 국내 2위다.
국내 PC에서 71.0%, 모바일에서 39.7%의 웹 브라우저 시장을 장악한 구글 크롬이나 관공서 웹 페이지 대부분이 필요로 하는 MS 인터넷 익스플로러(14.8% 점유율, PC 기준), 모바일 기준 점유율이 20.9%인 애플 ‘사파리’ 등 아직 넘어야 할 상대는 만만찮다. 더구나 세계 웹 브라우저 시장에선 지난해 삼성 인터넷이 1%대, 웨일이 0%대로 둘 다 점유율이 여전히 미미하다.
그래도 투자 가치와 기회는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강송희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웹 브라우저는 모든 플랫폼 비즈니스의 핵심 분야라 후발주자라도 투자 중요성이 크다”고 말했다. 웹 브라우저가 모든 인터넷 콘텐트를 이용자에게 보여주는 ‘통로’인 만큼 플랫폼 자체 경쟁력 강화에도 필수여서다. PC든 모바일에서든 브라우저를 지배해야 온라인 세상을 장악할 수 있는 것이다. 일부 글로벌 기업들이 장악한 보수적인 시장임에도 후발주자들이 추격 기회를 엿보는 이유다.
지난해 시장 조사 업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세계 웹 브라우저 시장 가치는 2017년 기준 220억 달러(약 26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또 2025년까지 연평균 두 자릿수 성장률 기록이 예상된다. 보고서에서 마켓워치는 “소비시장에서의 꾸준한 PC·스마트폰 사용 증가에 더해 사업 목적의 인터넷 이용률이 매년 상승세라는 점이 세계 웹 브라우저 시장의 성장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시장 가치만 따로 매긴 추산치는 나온 바 없지만 이는 국내 실정에도 들어맞는 얘기다.
IT 업계 안팎의 평을 종합해보면 웹 브라우저마다 장·단점이 고루 존재한다. 예컨대 크롬은 간결한 인터페이스와 빠른 속도, 최적화에 강점을 보이면서 국내외에서 가장 널리 쓰이지만 자동 업데이트 등에서 이용자 선택권을 떨어뜨린다는 지적도 있다. 인터넷 익스플로러는 연동성과 범용성을 앞세워 과거 강자였지만 느린 속도와 일부 불편한 인터페이스가 한계로 지적되면서 크롬에 밀린 상황이다.
웨일, 타이머 등 기능 많고 보안 우수
구글이 자회사 유튜브의 영상을 최신 버전의 인터페이스가 호환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인터넷 익스플로러로는 다음 달부터 볼 수 없도록 정책을 바꾸면서 소비자 이탈도 더 늘어날 전망이다. 사파리는 애플의 OS에서 뛰어난 성능을 보이지만 그런 만큼 범용성은 떨어지며 타사 OS일 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 외에 ‘파이어폭스(모질라)’ ‘오페라(오페라소프트웨어)’ ‘UC브라우저(알리바바)’ 같은 웹 브라우저가 국내외에서 시장을 노리고 있다.
국내 기업 입장에서 과제는 이들 틈새에서 어떤 장점을 살리고, 단점은 보완해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느냐다. 특히 웨일은 IT 기기 기본 탑재가 대부분인 크롬이나 삼성 인터넷과 달리 소비자 직접 설치를 이끌어야 해서 진입장벽이 높다. 업계는 웨일이 디자인 설정과 타이머 등 다양한 기능으로 편의성이 좋고, 보안성도 우수한 수준이지만 더 안정적인 선까지 속도 개선에도 힘써야 한다고 보고 있다. 김효 네이버 웨일 리더는 지난해 10월 회사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낡은 웹 이용 환경에서 벗어나 사용자 편의를 도모하려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분위기는 2010년대 들어 달라졌다. 크롬이 2012년 5월 세계 PC 웹 브라우저 점유율 32.4%로 인터넷 익스플로러(32.1%)를 근소한 차이로 제치고 첫 1위 자리에 오르더니 이후 매월, 매년 승승장구하면서 세계 시장 장악에 성공한 것이다.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세계 PC 시장에서 크롬 점유율은 68.8%로 2위 파이어폭스(9.9%)에 크게 앞섰다. 이와 달리 인터넷 익스플로러는 3.7%로 5위에 그치면서 과거의 명성이 무색해졌다. MS는 후속작 ‘엣지’로 명예 회복을 노리고 있지만 그마저 낮은 점유율(4.7%)로 고전 중이다.
관련 업계나 전문가들은 인터넷 익스플로러 쇠락의 주요 원인으로 기존 높은 점유율에 안주했던 MS의 해이(解弛)를 꼽는다. 인터넷의 대중화와 PC 보급으로 나날이 높아지는 소비자 눈엔 부족하게 보일 만큼 서비스 개선에 소홀해 보안성 문제가 매번 지적됐다. 6번째 버전은 이 문제로 2006년 미국 매체 PC월드가 ‘역사상 가장 형편없는 25가지 기술 상품’ 중 하나로 꼽을 정도였다. 이후 2014년 11번째 버전까지 나온 상황에서도 미 국토안보부가 “인터넷 익스플로러는 외부 원격 공격에 취약하다”는 성명을 내고 MS의 검토와 소비자의 다른 웹 브라우저 사용을 권고했다. 그사이 보안성은 물론 빠른 속도와 간결한 인터페이스 등으로 무장한 크롬이 이용자들 마음을 사로잡으면서 전세가 역전, 오늘에 이르고 있다.
한국에선 그나마 선방 중이다. 지난달 PC에서 점유율이 14.8%로 2위였다. 다수의 국내 웹 사이트들이 윈도와 인터넷 익스플로러에서만 구동되는 플러그인 프로그램(본인 확인 등을 위해 별도로 설치하는 프로그램)인 ‘액티브엑스(ActiveX)’ 기술을 채용 중인데, 아직 이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서라는 분석이다.
특히 관공서 웹 사이트에서 액티브엑스 설치를 강제한 경우가 많아 PC 속도 저하 등 부작용으로 소비자 불만이 잇따랐다. 다만 행정안전부는 올 연말까지 국내 공공기관 웹 사이트 2728곳의 플러그인 프로그램 제거 작업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이창균 기자 smi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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