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만 하던 아들이 미친 듯 공부를 시작했다…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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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만 하던 아들이 미친 듯 공부를 시작했다…이유는?

마법사 0 725 0 0

게임과 유튜브만 파고들던 아들이 3주일 전부터 공부를 시작했다. 그것도 내가 알던 내 아들이 맞나 싶을 만큼, 게임을 끊고 잠까지 줄여가며 무섭게 공부했다. 단순히 고3이라서 공부를 시작했다고 말하긴 부족하다. 고3 새 학년이 시작된 3월만 해도 학교 끝나면 PC방으로 직행했기 때문이다. 아들은 PC방에서 저녁을 때우고 밤 10시까지 게임 한 뒤 집에 돌아와 또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거나 유튜브를 보는 것이 일상이었다.

아들에게 책상을 사준 것은 초등학교도 입학하기 전이다. 키가 자람에 따라 책상 의자를 교체해주기도 했다. 하지만 집에서 아들이 책상에 앉아 공부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마루에 있는 PC 데스크에 앉아 게임만 했다.(집에서 게임 하는 꼴이 보기 싫어 PC는 3년 전에 버렸다.) 그러던 아들이 갑자기 제 방 책상에 앉더니 “책상에서 공부하니 좋네”라고 말했다.

너무 신기해서 아들에게 물었다. “너 왜 공부해?” “돈 벌려고.” “돈은 공부 안 해도 벌 수 있잖아.” “내가 가장 쉽게 돈 벌 수 있는 방법은 공부해서 좋은 대학 가는 거 같아서.” “그걸 알면서 왜 지금까지 공부 안했어?” “그 땐 하기 싫었고 지금은 싫어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들과 대화에서 공부를 시작하게 된 구체적인 계기를 알아내긴 어려웠다. 아니, 아들 본인도 명확한 이유를 잘 모른다는게 맞을 것이다. 거쳐 간 중학교 2곳에서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벌점 최다 기록을 세우고 무단 결석과 지각, 조퇴 그리고 4~9등급까지 다채로운 내신으로 너덜너덜한 생활기록부를 만들어온 아들의 갑작스런 변신의 배경을 생각해봤다.

1. 때가 됐다=성경의 전도서는 지혜의 책으로 알려져 았다. 전도서 3장은 때에 대한 얘기로 시작한다. “범사에 기한이 있고 천하 만사가 다 때가 있나니/ 날 때가 있고 죽을 때가 있으며 심을 때가 있고 심은 것을 뽑을 때가 있으며/ (중략) 울 때가 있고 웃을 때가 있으며 슬퍼할 때가 있고 춤출 때가 있으며/ (중략) 찾을 때가 있고 잃을 때가 있으며 지킬 때가 있고 버릴 때가 있으며/(중략) 잠잠할 때가 있고 말할 때가 있으며/ 사랑할 때가 있고 미워할 때가 있으며 전쟁할 때가 있고 평화할 때가 있느니라”

어른들은 종종 “애들은 때가 되면 다 한다”는 말을 한다. 젊을 땐 그 말이 무슨 뜻인지 몰랐다. 아들의 변화를 보며 “이제야 스스로 할 일을 깨달아 하는 때가 됐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2. 기다려야 한다=때가 되면 하는데 재촉하면 때가 늦어지거나 아예 만사를 그르치게 된다. 겨울에 씨를 땅에 심어봤자 싹이 나기는커녕 썩어 버린다. 자녀를 키우는 것도 마찬가지다. 아이가 잘 됐으면 하는 욕심에 이것저것 시키고 못 따라오면 속상해 아이를 닦달하고 재촉하는데 그래 봤자 아이와 사이만 나빠질 뿐이다. 아이가 스스로 깨닫고 할 일을 본인이 판단해 할 때까지 옆에서 묵묵히 기다리는 인내가 필요하다.

3. 기대를 버린다=아이에게 뭔가 기대도 못하냐고 할 수도 있다. 문제는 기대가 욕심의 다른 이름일 때가 많다는 점이다. 아이에게 “다 너 잘 되라고 하는 것”이라고 말하지만 아이가 잘 되라고 기대하는 그 마음이 욕심일 수 있다. 특히 내가 기대하는 것과 아이가 원하는 것이 충돌할 때 내 기대를 강요한다면 그건 내 욕심일 확률이 크다. 내가 바라는 이상을 만들어 놓고 아이가 그 이상에 부합하기를 바란다면 그건 기대든, 욕심이든 아이에게 부담이 될 뿐이다.

4. 믿는다=가수 이적의 어머니로 아들 3형제를 모두 서울대에 보낸 여성학자 박혜란은 아이들에게 “공부하라”는 잔소리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아이는 스스로 흥미를 가지면 저절로 배우게 돼 있다는 것이다. 과거에 이 말을 들었을 땐 ‘아이들이 공부 하라는 말을 하지 않아도 알아서 다 잘했나 보지’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아무리 잔소리를 해도 아들이 공부하기는커녕 학교조차 가지 않겠다고 버티고 나와 의논도 없이 담임 선생님과 자퇴하고 싶다고 상담까지 했을 땐, 모든 것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 아들에 대한 어떤 기대도 다 비워낸 그 텅빈 마음으로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래도 아들이 어떤 모습으로든 자기 몫의 인생을 잘 살아낼 것이라고 믿는 것뿐이었다. 박혜란의 책 제목 ‘믿는 만큼 자라는 아이들’처럼 내가 간섭하지 않고 잔소리하지 않아도 아들이 잘 살아낼 것이라는 믿음의 눈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5. 대화의 끈을 놓지 않는다=아들이 게임기를 뺏는다고 나를 밀친 건 초등학교 6학년 때다. 그 때부터 내 기대와 너무 다른 아들과 지난한 갈등과 싸움의 세월이 시작됐다. 그 과정 중에 나는 아들에게 “차라리 내 눈에서 안 보이게 집에서 나가라”는 등의 악한 말을 서슴지 않고 했고 아들은 내게 “내가 싫지? 그러고도 엄마야?”란 말을 했다. 서로 욕을 하며 소리도 질렀다.

이렇게는 안 되겠다는 위기감에 아들이 중3 때 온 가족이 심리치료를 받고 문제아를 키우는 부모 모임에 참석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부모와 사이 나쁜 성공한 아들보다 부모와 사이 좋은 못난 아들이 낫다는 생각을 하며 서서히 아들과 관계를 회복해갔다.

이를 위해 아들에게 공부하란 말, 게임 그만 하란 말을 절대 하지 않고 아들이 싫다는 학원도 모두 끊었다. 아들이 게임 얘기하는 것을 지겨워도 잘 들어줬고 아들이 학교 가기 싫다고 하면 정말 가기 싫으면 그러라고, 다만 출석일수는 채우자고 했다. 아들이 고1, 고2 때 가족여행을 자주 다니며 함께 하는 시간을 가졌고 여행 가서도 일정을 강요하지 않고 아들이 호텔에서 게임을 하겠다고 하면 하루 종일 게임을 하도록 내버려뒀다.

사실 아들이 공부를 시작한 건 대단한 일이 아니다. 지금 공부를 시작해도 남들이 높이 평가하는 좋은 대학에 가기는 이미 늦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아들이 스스로 자기 인생을 생각하며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때가 되면, 그 때가 될 때까지 기다려주면, 내 기대를 강요하지 않고 믿어주면. 대화의 끈을 놓지 않으면, 알아서 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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