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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중견 건설사, 거제대·ISK 운영권 인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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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부산지역 중견 건설사가 경남 거제대학교 운영권(부산일보 8월 30일 자 8면 보도 등)을 인수한다. 이미 운영권 양도‧양수에 필요한 실무 협의는 끝났고, 학교법인 측 이사회 의결만 남았다. 찬반이 분분했던 지역사회 여론도 이를 수용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늦어도 내년 신학기 시작 전 거제대의 주인이 바뀔 전망이다.

16일 거제대에 따르면 부산지역 A 건설사와 진행한 학교법인 세영학원 소유권 양도·양수 실무 협의가 사실상 마무리 됐다. 세영학원은 2008년 대우조선해양이 거제대 운영을 위해 설립한 법인이다. A 사는 200억 원을 기부하고 학교법인 이사장을 포함한 이사회 임명권을 갖는다.

거제대 측은 “안건 상정을 위한 이사회 일정을 조율 중이다. 여기서 의결되면 세영학원 자체 이사회 결정 과정이 남는다. 학사 일정에 지장이 없도록 늦어도 내년 신학기 전에는 모든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거제대는 옛 대우그룹 시절인 1990년 학교법인 대우학원이 개교한 거제전문대학을 모체로 한다. 당시 대우조선 내 건물을 임차해 2년제로 출발했다. 모기업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1996년 2월 현 장승포동에 학사를 신축, 이전했다. 그런데 대우그룹 해체로 지원이 끊겼고 홀로서기에 어려움을 겪자, 대우조선해양이 세영학원을 설립해 대우학원으로부터 증여받았다.

세영학원은 거제대와 함께 거제국제외국인학교(ISK)도 산하에 두고 있다. ISK는 대우조선이 자사에 선박 건조를 의뢰한 선주사 측 외국인 직원 자녀를 위해 만든 교육 시설이다. 1975년 사내 학교 부서로 시작해 2013년부터 세영학원이 운영을 맡았다.

대우조선해양은 2곳에 학사 운영비로 지금까지 450억 원 상당을 투입했다. 최근엔 한해 10억 원 정도를 지원해 왔다. 하지만 조선경기 장기 불황으로 회사가 최악의 경영 위기를 겪으면서 이마저도 부담이 커졌다. 여기에 운영비 지원은 기부 성격인 만큼 업무상배임행위가 될 수 있다는 내부 법률 검토까지 나왔다.

거제대학교 운영주체 변경과 관련해 국민의힘 서일준 국회의원이 마련한 ‘거제대학교 발전을 위한 관계기관 회의’ 모습. 부산일보 DB



결국 2018년부터 운영을 책임질 새 주인을 찾아 나섰다. 지난해 1월 부영그룹이 인수 의사를 비치면서 급물살을 타는 듯했지만, 현대중공업과의 합병 이슈와 맞물려 지지부진하다 끝내 무산됐다.

이후 A 사가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A 사는 부산을 기반으로 성장한 중견 건설업체다. 자체 브랜드로 수도권까지 진출하며 연 매출 1조 원이 넘는 알짜기업으로 성장했다. 사회복지법인을 설립해 소외 계층 돕기에 앞장설 만큼 사회공헌에 적극적이다. 거제대 인수도 지역 인재 육성을 위한 순수한 후원 의미가 크다. 무엇보다 평소 교육사업에 애착이 많았던 창업주의 의지가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8월께 양측의 인수 협상 내용이 수면 위로 드러나자 지역사회에선 찬반이 엇갈렸다. 대학 구성원들은 지역대학 소멸 위기 속에 생존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반겼다. 채권단 눈치를 봐야 했던 대우조선해양과 달리, 모기업의 과감한 투자와 지원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부산의 또 다른 중견 건설사인 동원개발은 동원중·고교(옛 통영동중·통영상고), 울산고, 동원과학기술대(옛 양산대)를 인수해 명문 사학으로 발돋움시켰다.

게다가 A 사가 기부할 200억 원은 오롯이 학교법인 몫으로, 재투자 재원이 된다. 학교 측은 이를 통해 학사 운영의 활로를 찾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대우조선해양도 각종 연구과제 수행과 직원교육 등 그동안 시행해 온 연계사업과 간접 지원은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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