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원장 측 "전직 동료의원 소개로 식사, 선물도 특별한 것 없어"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정보위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1.6.9/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서울=뉴스1) 강수련 기자 = 현직 부장검사와 경찰서장, 전·현직 언론인에게 금품을 건넨 혐의를 받는 김모씨(
43)의 로비 정황이 드러나는 가운데 김씨가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등 정치권 인사들과도 교류했던 사실도 확인됐다. 이에 김씨의 로비 의혹이 정치권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3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김씨는 최근
116억대 '선동 오징어 매매' 사기 혐의 등으로 구속돼 경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박 원장과 식사를 한 적이 있고 자신의 수행비서를 통해 박 원장 자택에 수산물 선물을 보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박 원장 측은 "전직 동료 국회의원의 소개로 김씨를 만나 여러 명과 함께 식사를 했다"며 "당시 인터넷 언론사와 체육계 등에서 일한다고 소개받았는데 잊고 있다 최근 기사를 보고 (김씨에 대해) 다시 알게 됐다"고 말했다.
김씨가 비서를 통해 박 원장 자택으로 선물을 보냈다는 데 대해서는 "받기는 했지만 고가의 선물이거나 기억할 만한 특별한 건 없었다"고 전했다. 선물 받은 시점도 기억에 없다는 게 박 원장 측의 설명이다. 박 원장은 지난해 7월 국가정보원장에 취임했다.
현재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김씨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추가 입건,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은 김씨의 진술을 토대로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받는 이모 부장검사를 대상으로 강제수사에 나섰다.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 엄성섭
TV조선 앵커, 포항 남부경찰서장 A씨도 같은 혐의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이 부장검사에게
IWC 시계와 굴비 등 고가의 식품, 자녀 학원비 등
2000만
~3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제공했다는 김씨의 진술과 이 부장검사가 김씨에게 "고맙다"고 보낸 문자메시지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 부장검사의 휴대전화와 사무실, 거주지를 압수수색했지만, 압수수색 전 해당 부장검사는 휴대전화를 교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논설위원은 야당의 당 대표를 지낸 거물급 인사의 소개로 김씨를 만난 것으로 파악됐다. 김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변인을 지낸 이 전 논설위원에게 고가의 골프채를, 엄 앵커에겐 수차례 접대와 함께 고급 중고차를 건넸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밖에도 여러 정치권 인사와 언론인들이 김씨의 청탁 등에 관여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2016년 사기죄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복역하던 중 안동교도소에서 같은 기간 수감된 언론인 출신 정치인 B씨와 친분을 쌓아 김무성 전 의원 등 정치권 인맥과 연이 닿게 됐다.
2018년 6월부터 올해 1월까지 "오징어를 선상에서 급랭시킨 '선동 오징어' 매매사업에 투자하면 돈을 불려주겠다"며 김씨가 돈을 가로 챈 피해자 중에는 B씨와 김무성 전 의원의 형 등도 있다.
지난 4월 구속 기소된 김씨는 현재 사기, 공동공갈교사, 공동협박 혐의로도 재판을 받는 중이다.
김씨는 마치 자신이
1000억원 상당의 유산을 상속받았으며 포항에 어선 수십대와 인근 풀빌라, 고가의 외제차량들을 소유하고 있는 것처럼 재력을 과시했으나 포항 주민들에 따르면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