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대북 확성기 ‘살라미 방송’…“전략·작전적 상황 따라 융통성 있게, 장비 휴식 등도 고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의 대남 오물 풍선 살포에 대응해 6년 만에 재개한 대북 확성기 방송과 관련해 "전략적, 작전적 상황에 따라 융통성 있게 작전을 시행하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은 이날 오전 정례 언론브리핑에서 ‘어제 재개한 대북 확성기 방송을 2시간 만에 중단한 이유는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변했다. 이 실장은 "장비의 휴식 등도 고려해야 하고 또 여러 가지 사항을 고려해 필요한 시간만큼, 필요한 시간대에 작전하고 있다"며 "세부적인 현황과 위치는 공개가 불가함을 양해해달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에 대응해 대남 오물 풍선을 추가로 살포했는데도 방송을 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이냐’는 취지의 추가 질문에도 "전략적, 작전적 상황을 고려해 융통성 있게 작전을 시행한다"는 답변을 반복했다.
군이 ‘융통성 있는 작전’을 언급하면서 북한의 대남 오물 풍선 살포에 대응해 전날 가동했던 확성기 방송을 이날은 실시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 실장은 ‘오늘도 확성기 방송을 계획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작전 시행 여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고 답변을 회피했다. 이어 "현장에서 작전을 시행하는 장병들의 안전과 관련이 있으므로 혹시 (시행여부를) 알게 되더라도 보안을 유지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2015년 대북 확성기 재개 때처럼 북한이 포격 도발로 대응할 경우의 장병 안전 확보 대책에 대해서는 "1차적으로는 방호가 되는 곳에서 작전을 시행하고 있다"며 "또 필요한 장구류를 착용하고 있고, 공격받았을 때는 즉각 응징할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어 쉽게 (북한이) 도발하지는 못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우리 군이 2018년 이후 6년 만에 대북 확성기를 가동하자, 전날 밤부터 이날 아침까지 대남 오물 풍선 310여개를 추가로 살포했다. 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전날 저녁 담화에서 "만약 한국이 국경 너머로 삐라(대북전단) 살포 행위와 확성기 방송 도발을 병행해 나선다면 의심할 바 없이 새로운 우리의 대응을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 실장은 김 부부장이 언급한 ‘새로운 대응’과 관련한 질문에 "우리 군은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고, 또 북한군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따라서 새로운 대응이라는 것도 우리 군이 충분히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다만 "어제 김여정 담화는 기존과 약간 수사적 위협의 수준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 정부의 한 소식통은 "어제 김여정 담화의 톤은 그리 강하지 않다. 조준 타격 등 강한 발언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는데 수위를 조절해서 발표한 느낌"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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