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애경그룹, 이스타항공 인수 추진
대주주 지분 매입 협상 진행… 제주항공과 합병 않고 독립경영
애경그룹이 경영난을 겪고 있는 저비용항공사(LCC) 이스타항공의 경영권 인수를 추진한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애경그룹은 국내 LCC업계 5위권인 이스타항공의 지분 일부를 인수하기 위해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스타항공의 대주주는 이스타홀딩스로 전체 지분의 약 40%를 소유하고 있다. 이스타홀딩스의 최대 주주는 이상직 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의 자녀 2명으로 지분 전체를 나눠 가지고 있다. 애경그룹은 이스타홀딩스가 보유한 이스타항공 지분 대부분을 인수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업계는 애경그룹이 이스타항공 지분을 인수한 뒤에도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을 합병하지 않고 독립 경영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제주항공은 그동안 노선 확대 등 양적 성장을 통해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는 성장전략을 추진해 왔다. 이스타항공을 별도 자회사로 두면서 이스타항공이 보유하고 있는 슬롯(특정 시간대에 공항을 이용할 수 있는 권리)과 단독 취항지 등의 자산을 최대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번 경영권 인수를 계기로 LCC 사이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올해 국내 LCC들은 경기 침체와 일본 제품 불매 운동 등의 영향으로 2, 3분기(4∼9월)에 대부분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이스타항공은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들면서 국내 대기업 1, 2곳과 매각 협상을 벌이기도 했다.
IB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의 매각 협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지난달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실패한 애경그룹과 이스타항공의 협상이 빠른 속도로 진전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IB업계는 LCC 1위인 제주항공과 5위권인 이스타항공의 사업 협력이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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