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훈훈한 연말'은 옛말, 성과급 ‘0원’에 희망퇴직 칼바람까지
실적 부진한 대기업들…"성과가 없는데 무슨 성과급"
"희망퇴직에 동료 대거 나가"…인력 감축에 뒤숭숭한 세밑
‘보너스 잔치’ 벌이던 정유업계도 "아직 논의도 없어"
"올해 허리띠 졸라매서 반등할 수 있다면 그깟 성과급 한 번 안 받는 게 대순가요. 내년에 더 힘들어질 게 뻔하니까 답답한 거죠."
저성장 기조 속에 경영난을 겪는 기업이 늘어나면서 ‘성과급 잔치’는 옛말이 됐다. 올 연말 재계 전반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희망퇴직’ ‘구조조정’. 직장인들 사이에서 "성과급이라도 나오면 그나마 다행"이라거나 "성과급이 적게 나왔다는 불평 자체가 사치"라는 말이 터져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 대기업도 ‘성과급 0원’에 인원 감축나서
LG디스플레이에 다니는 한 직원은 "작년까지만 해도 성과급으로 기본급의 350%를 받았는데 그런 시대는 저물었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올해 초엔 과거 수준까진 아니더라도 위로금 차원에서 한 달 월급 정도는 지급될 거라고들 예상했는데 0원이더라고요. 최근엔 30대 사원들이 희망퇴직으로 줄줄이 나가버리기까지 해서 다들 사기가 꺾였어요."
‘성과급 0원’. 내부에선 "상황이 이런 데 별수 있느냐"는 자조 섞인 체념이 나온다고 한다. LG디스플레이는 중국의 값싼 LCD 패널 공세에 연간 1조원에 달하는 적자에 빠진 상태다. 지난달엔 사무직 5년 차 이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12년 만이다.
반도체 업황 부진에도 삼성전자 임직원은 24일 작년 수준을 웃도는 목표달성 장려금(TAI)을 지급했지만, 내년 초 지급하는 초과성과인센티브(OPI) 규모는 줄어들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8월 올해 초 지급분 대비 대폭 줄어든 OPI 비율을 공지했다.
삼성전자 DS부문의 한 직원은 "올해처럼 일찍이 OPI 비율을 공개한 적은 처음"이라며 "마치 올해는 많이 힘들다는 걸 미리 공지한 것 같아 크게 기대 안 한다"고 했다. DS부문 반도체 사업부의 직원은 "올 초 연봉의 50%를 받았는데, 이번엔 20% 중후반대로 예상된다"며 "반도체 가격이 많이 내려갔는데 내년에도 시장 상황이 반등할 기미가 안 보여 우울하다"고 말했다.
◇ 호황 누리던 항공사·정유사도 "성과급 기대 힘들어"
미·중 무역 분쟁과 저비용항공사(LCC) 진출에 따른 노선 경쟁 심화, 외항사의 국내 시장 진출 확대 등으로 침체에 빠진 항공업계도 상황은 비슷하다. 대한항공의 올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383억원으로 작년보다 78% 줄어들었다. 성과급은 영업이익에서 이자 비용을 제외한 자금으로 월급의 최대 100%까지 지급된다. 대한항공의 한 직원은 "영업이익이 6000~7000억원은 나야 남는 재원이 있을 텐데 지금 추세라면 성과급을 기대하긴 힘들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서울 여의도의 빌딩숲. 실적 악화를 겪는 대기업들이 성과급을 줄이고 희망퇴직 등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다. /조선DB
실적 악화에 지난달 임원 수를 27% 줄인 대한항공은 이달 초 6년 만에 만 50세 이상, 15년 이상 근속한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한 항공사 과장은 "항공업계에 몸담은 8년 동안 업계 전체가 이 정도로 힘들었던 적은 올해가 처음"이라며 "최근 몇 년간 LCC가 호황이었지만, 올해는 너나 할 것 없이 맥을 못 추고 있어 성과급 지급이 예년만큼은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했다.
높은 성과급을 받아온 정유업계도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성과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경기가 둔화하고 정제 마진이 줄어든 탓이다. 이들은 2017년만 해도 기본급의 900~1000%에 달하는 성과급을 지급했다. 그러나 지난해 에쓰오일의 성과급은 350%로 줄었고, GS칼텍스는 600%, SK이노베이션은 850%를 지급하는 등 감소 추세다.
올해는 작년 수준보다 더 줄어들 것이라는 게 내부 판단이다. 일부 정유사 측은 "아직까지 올해 성과급과 관련한 계획이나 공지가 전혀 없다"고 했다. 한 정유업계 부장은 "성과급이란 건 말 그대로 그해 성과가 있어야 지급할 수 있는 건데, 올해는 마진이 크게 줄어 이렇다 할 성과가 없다"며 "석유 공급량은 늘어난 상태에서 미·중 분쟁 등으로 수요가 둔화해 내년 역시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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