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2회 그래미 시상식에서 방탄소년단이 릴 나스 엑스와 협업무대를 펼치고 있다. AFP/연합뉴스그룹 방탄소년단이 한국 가수 최초로 미국 그래미 시상식에서 공연했다.

방탄소년단은 26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센터에서 열린 제62회 그래미 시상식에서 ‘올드 타운 로드 올스타스’ 무대에 섰다.

래퍼 릴 나스 엑스가 먼저 등장해 자신의 히트곡 ‘올드 타운 로드’를 부르기 시작했다. 돌아가는 회전무대에서 릴 나스 엑스가 문을 열고 옆방으로 옮겨가자 거기엔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선글라스를 쓴 RM이 릴 나스 엑스로부터 마이크를 이어받아 랩을 했다. 이어 릴 나스 엑스와 방탄소년단 멤버 전원이 함께 노래했다.

릴 나스 엑스가 회전무대의 다음 방으로 넘어가자 방탄소년단 멤버들도 모습을 감췄다. 너무 짧은 등장에 전세계 아미 팬들이 아쉬워 할 만도 했지만, 잠시 후 방탄소년단은 릴 나스 엑스, 빌리 레이 사이러스, 디플로, 메이슨 램지 등 이 공연을 꾸민 모든 아티스트들과 함께 다시 나와 무대를 후끈하게 달궜다.

릴 나스 엑스는 지난해 컨트리와 힙합을 결합한 데뷔 싱글 ‘올드 타운 로드’로 19주 연속 빌보드 싱글 차트 1위를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다른 아티스트와 협업한 리믹스 버전도 잇따라 내놓았는데, 지난해 7월 방탄소년단의 RM이 피처링으로 참여한 리믹스 버전 ‘서울 타운 로드'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런 인연으로 이날 협업 무대가 성사됐다.

이로써 방탄소년단은 2년 연속 그래미 시상식 무대에 서게 됐다.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최우수 리듬앤블루스(R&B) 앨범 부문 시상자로 그래미 시상식 무대에 올랐다. 당시 이들은 “이곳에 다시 돌아오겠다”며 그래미상 도전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그래미상은 세계 최고 권위의 대중음악 시상식이다. 방탄소년단은 그래미와 함께 미국 3대 대중음악 시상식으로 통하는 ‘빌보드 뮤직 어워즈'와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에서 수상한 바 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의 예상과 달리 방탄소년단은 이번 그래미상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 이를 두고 시상식을 주최하는 미국레코드예술과학아카데미(NARAS)의 보수성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음악 전문지 <롤링 스톤>은 “그래미가 너무 뒤처져있다”고 꼬집었고, 방탄소년단 노래 ‘작은 것들을 위한 시’에 피처링으로 참여한 가수 할시도 에스엔에스(SNS)를 통해 “방탄소년단이 그래미 여러 부문 후보를 누릴 자격이 충분하지만 누락됐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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