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KCGI·반도건설과 연합군 형성
한진칼 주식 공동보유계약 체결…32.06%
“경영일선 참여 NO…전문경영인제도 도입”
3월 한진칼 주총 ‘캐스팅 보트’ 국민연금 부상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사진=한진그룹)

결국 갈라섰다. “가족 간 화합해 사이좋게 이끌라”고 당부했던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전 회장의 유언과 달리 누나인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이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강성부 펀드), 반도건설과 손을 잡으면서 동생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대척점에 섰다. 한진그룹 ‘남매의 갈등’은 골이 깊어져 경영권 분쟁이 격랑 속에 휩싸인 모습이다.

조 회장은 최근 ‘우한 특별 전세기’에 대한항공 승무원들과 동행하며 최고경영자(CEO)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의욕도 드러냈지만,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180640) 사내이사 재선임이 달린 3월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어머니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동생인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조 회장의 편에서 한진그룹 총수일가의 경영권 사수에 나선다면 양측의 우호지분이 엇비슷해져 국민연금이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조현아(왼쪽)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사진=연합뉴스)

◇조현아·KCGI·반도건설 ‘연합’…“전문경영인제도 도입”

조 전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은 31일 공동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태평양을 통해 공동입장문을 내고 “국민의 기업인 대한항공을 비롯한 한진그룹의 현재 경영상황이 심각한 위기상황이며 그것이 현재의 경영진에 의하여는 개선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 3자는 “전문경영인제도의 도입을 포함한 기존 경영방식의 혁신, 재무구조의 개선 및 경영 효율화를 통해 주주가치의 제고가 필요하다는 점에 함께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공동입장문에서 언급한 현재의 경영진은 ‘조원태 총수’ 체제를 의미한다. ‘전문경영인제도 도입’ 카드를 꺼내 들며 사실상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을 막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그러면서 “경영의 일선에 나서지 않고 전문경영인에 의한 혁신적 경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조 전 부사장이 전문경영인제도 도입을 언급하면서 경영 일선에도 나서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은 개인적인 욕심 대신 명분을 위한 선택인 것으로 분석된다.

재계 안팎에서는 조 전 부사장이 한진그룹 오너일가 중에서 유일하게 그룹 내 맡은 역할과 직책이 없어 동생인 조 회장에게 지난해 12월 23일 “공동경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반기’를 들고 나선 것이라고 봤다. 이후 조 전 부사장은 이달 중순 KCGI, 반도건설 측과 3자 회동을 수차례 갖고 앞으로 협력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조 전 부사장은 이른바 ‘땅콩회항’으로 한진그룹 전 계열사에서 맡았던 직책을 내려놨다. 한진그룹의 호텔사업인 칼호텔네트워크 대표이사로 복귀하려 했지만, 동생 조 전무의 ‘물컵갑질’ 사태가 불거져 다시 물러났다. 아버지인 고 조양호 회장이 작고한 이후 조 회장은 그룹 총수에 오르고, 조 전무까지 경영에 복귀했지만, 조 전 부사장은 ‘조원태 총수 체제’ 이후 첫 임원인사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강일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세 주체(조현아·KCGI·반도건설)가 한진그룹의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에 합의한 것”이라며 “오너 일가가 모두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강 변호사는 “세 주체 외에 다른 주주들의 참여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진칼 주요 주주 현황[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한진칼 3월 주총 표 대결 불가피…국민연금 ‘캐스팅보트’

재계 안팎에서는 조 전 부사장이 총수 일가의 경영권을 끊임없이 위협해 온 KCGI와 손을 잡는 것은 다소 의외라는 평가했다. KCGI는 작년 3월 고 조양호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 실패 건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또 KCGI는 조 전 부사장이 애착을 둔 호텔 사업 부문을 정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3자는 공동입장문에서 “그동안 KCGI가 꾸준히 제기해 온 전문경영인제도의 도입을 통한 한진그룹의 개선 방향에 대해 기존 대주주 가족의 일원인 조현아 전 부사장이 많은 고민 끝에 전적으로 공감하고, 새로운 주주인 반도건설 역시 그러한 취지에 적극 공감함으로써 전격적으로 이뤄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KCGI는 이날 조 전 부사장, 반도건설과 한진칼 지분 공동보유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조 전 부사장과 반도건설이 KCGI의 특별관계자가 된 것이다.

이로써 조 전 부사장(6.49%)은 한진칼 지분을 꾸준히 매집한 KCGI(17.29%), 최근 경영 참가를 전격 선언한 반도건설(8.28%)의 지분을 포함해 총 32.06%를 확보하게 됐다. 조 전 부사장을 주축으로 한 3자 연합은 조 회장의 경영권 사수에 강한 위협이 될 전망이다.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한진 총수 일가의 지분은 28.94%에서 22.45%로 줄어든다.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는 어머니 이 고문(5.31%)과 동생 조 전무(6.47%)는 조 회장의 편에 설 것으로 보고 있다. 창업주부터 대를 이어 일군 총수 일가의 경영권을 상실하게 되는 상황을 원하지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여기에 조 회장의 우호지분으로 분류된 델타항공(10.00%)과 카카오(1%) 지분을 더해도 33.45%에 그친다.

결국 양측의 지분 차이는 1%포인트가량에 불과하다. 한진칼은 이사 선임·해임 안건을 일반 결의사항으로 정하고 있기 때문에 출석 주주 과반의 찬성을 얻으면 안건이 통과된다. 주총에서 안건 통과를 위해서 치열한 표 대결이 예상된다.

양측의 지분 차이가 근소한 탓에 현재 한진칼 지분 4.11%를 쥐고 있는 국민연금이 또 다른 ‘캐스팅보트’로 부상할 전망이다.

앞서 국민연금은 작년 그룹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2대 주주로 고 조양호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재선임에 대해 반대 의사를 밝혔다. 표 대결 결과에 따라 고 조양호 회장은 1999년 아버지 고 조중훈 회장에 이어 대한항공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오른 지 20년 만에 대한항공 사내이사직을 박탈당했다.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빈소로 들어서고 있는 한진그룹 삼남매(사진=연합뉴스)

ㅡㅡ지우지 말아 주세요 ㅡㅡ

온라인카지노 커뮤니티 일등!! 온카 https://casinolea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