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폭증 시간문제...'경보 단계 상향' 기회놓치지 말아야
질본은 상향 건의하지만 정치적 고려에 항상 밀려
전문가 “확진자 급증은 이제 시간문제”
박능후(오른쪽) 보건복지부 장관이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대중수본회의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제] 정부가 21일 발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대책은 방역당국이 코로나19의 지역사회 확산을 바라보는 안이한 인식이 그대로 드러났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구·경북 지역에서만 하루에 수십 명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사실상 전국 단위의 확산을 막기 어려울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선제대응에 나서야 할 정부가 뒷북 대응책을 내놓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정기석 한림대 호흡기내과 교수는 “지역사회로 전파가 확산됐고 진단검사 물량이 늘어났기 때문에 확진자가 1,000명 이상으로 늘어나는 것은 이제 시간문제”라며 “정부가 방역대책의 실패를 시인하고 위기경보단계를 상향해야 하지만 정치적인 판단에 흔들리면서 갈팡질팡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8시 정세균 국무총리는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를 주재하면서 “정부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범국가적 역량을 총체적으로 결집하겠다. 신속하고 강력하게 대응해나갈 것”이라며 “대구·경북지역을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하겠다”고 선언했다.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이날 정부는 진단검사 수요 확대에 대응해 현행 77개인 전국 진단검사기관을 오는 3월 100개까지 늘리고 현재 하루 5,000건인 검사물량을 3월 말까지 1만3,000건으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특히 이날 대책은 코로나19의 전파지로 급부상한 대구·경북지역 내 환자관리에 방점이 찍혔다. 정부는 대구신천지 교회 신도 9,000명 가운데 1차로 4,474명의 명단을 확보했고 나머지 명단을 확보해 이들 신도 전체에 대한 코로나19 검사를 시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경북대병원·칠곡경북대·영남대병원·계명대병원 등 코로나19 진단검사 수행이 가능한 민간 의료기관 4개소를 추가로 지정했고, 검체채취 인력을 보강하기 위해 공보의 24명을 추가로 배치했다. 엄중식 가천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번주 말이 역학적 연결고리가 없는 환자가 추가로 발생할지 여부를 전망하는 가늠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이날 정부가 발표한 대책에는 전국 단위 전파를 막기 위한 ‘플랜B’가 빠져 있다는 점이다. 이날 나온 대책은 기존에 발표된 데서 수치를 업데이트한 것이 대부분으로 새로운 내용은 호흡기 환자와 다른 환자를 분리해 진료하는 개념의 ‘국민안심병원’의 지정·운영 정도에 불과하다. 대구·경북에서 출발한 코로나19가 전국 단위로 확대되고 있는데다 종교집회나 콘서트 등 대형 행사들이 전파지로 떠오르는 상황에서 감염원을 알 수 없는 ‘슈퍼 전파자’ 1명이 지역사회에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것은 시간문제인데 정부는 여전히 대구·경북 등에 국한된 극단적인 사례로 치부하고 있는 것이다. 천병철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싱가포르도 교회에서 확진자가 많이 발생했고 우리나라도 좁은 국토에 인구밀도가 높기 때문에 지역사회 집단감염원이 발생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며 “코로나19의 질병 특성상 지역사회 유입이 불가피한 만큼 지금부터 준비를 제대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방역의 컨트롤타워인 질병관리본부가 실질적인 권한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질본은 추가 확산방지를 위해 선제적인 대응을 주문하지만 중앙사고수습본부 등 정부 부처가 다른 나라와의 외교적 역학관계를 고려하며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이 끝난 후 “중앙사고수습본부에 감염병 위기대응단계를 ‘심각’으로 상향하는 것을 건의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항상 논의 드리고 있다”고 답했다. 이날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확대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 후 브리핑에서 “대구와 경북 청도에서 짧은 기간에 다수의 확진 환자가 발생하고 서울 등 다른 몇몇 지역에서도 소수지만 환자가 새로 나타나지만, 하나의 클러스터(집단)로 묶을 수 있는데다 전파경로가 파악되기에 아직은 전국적 확산단계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 대학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부가 지난달 20일 중국 후베이성이 봉쇄됐을 때 중국인 전면 입국금지를 선언하고 2주만 방역을 제대로 했어도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지는 않았다”며 “정부가 위기경보단계를 심각으로 올리지 못하고 있는 것도 이후에 쓸 카드가 없기 때문이며, 다른 나라에서 한국을 여행금지 국가로 지정할 것을 두려워하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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