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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시 트럼프는 항공 점퍼, 시진핑은 검은색, 文대통령은 노란색 점퍼

마법사 0 290 0 0

코로나 바이러스 발생 이후 각국 정상들의 옷차림. 왼쪽부터 항공 점퍼를 입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 검은 점퍼를 입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노란색 점퍼를 입은 문재인 대통령. / AFP·신화 연합뉴스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발생 이후 TV에서 가장 많이 본 옷이 있다면 단연 '노란색 점퍼'가 아닐까. 지난 11일 문재인 대통령이 충북 청주 질병관리본부를 방문했을 때도 이 노란색 점퍼를 입었다. 물론 문 대통령 옆,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과 직원들도 같은 점퍼를 입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2015년 메르스 사태, 2017년 포항 지진 등 국가적 재난이 있을 때마다 대통령을 비롯해 공무원들이 입는 이 점퍼. 노란색 점퍼의 정체는 무엇인가.

노란색 점퍼는 민방위복

노란색 점퍼는 사실 민방위복이다. 민방위는 적의 무력 침공이나 자연 재난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구성된 일련의 조직적인 민간 방위 활동을 말한다. 민방위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눈에 잘 띄도록 하는 옷이 민방위복이다. 점퍼뿐 아니라 조끼도 있다. 민방위기본법 시행규칙 별표3을 보면 정식 색상 명칭은 '라임색'.

그렇다면 공무원들은 왜 민방위복을 입을까. 행정안전부 민방위과 관계자는 "국가 비상사태에서 공무원이 민방위복을 입어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며 "비상상황에서 공무원들이 대민업무를 지원하기 때문에 눈에 잘 띄는 민방위복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민방위 훈련 시에는 각 지자체가 대원들에게 민방위복을 지급한다. 그러나 공무원에게 민방위복을 지급하는 규정은 없다. 대부분 부처가 필요에 의해 개별로 산다. 민방위복은 민방위기본법 시행규칙에 나와 있는 규정만 지키면 누구나 제작할 수 있어, 여러 민간 업체가 이를 판매하고 있다. 보통 2만~3만원 내외로 구매가 가능하다. 행안부 관계자는 "재난 상황 대처가 많은 부서 등은 몇 벌씩 구매해서 보관하다가 돌려 입기도 한다"고 했다.

美는 항공 점퍼, 中 검은색 점퍼

다른 외국 정상들은 어떨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6일 백악관에서 코로나 관련 긴급 예산안에 서명했다. 이때 트럼프 대통령은 검은색 항공 점퍼(bomber jacket)를 입었다. 규정이 있는 건 아니지만 역대 미 대통령은 군대 방문 등 군통수권자 이미지를 극대화할 때, 비상사태 시 항공 점퍼를 입어왔다. 대통령마다 점퍼의 디자인이나 색깔 등은 조금씩 다르지만, 미 대통령을 상징하는 독수리 문양이 들어간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자리한 앨릭스 에이자 미국 보건장관은 넥타이를 맨 정장 차림이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0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훠선산 병원을 방문하면서, 무늬가 없는 검은색 점퍼를 입었다. 시 주석은 국내에서 민생을 시찰할 때 주로 이 점퍼를 입는다. 검은색 점퍼는 다림질할 필요가 없고 때를 잘 타지 않아 실용적이란 평가를 받는다. 시 주석을 따라 대부분 지방 정부 지도자들도 검은색 점퍼 차림을 하는 경우가 많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번 코로나 사태 때는 주로 넥타이를 한 정장 차림이 많았다. 그러나 자연재해 현장 등을 시찰할 때는 주로 푸른색 계통의 방재복을 입는다. 지난해 10월 태풍 피해를 본 후쿠시마현과 미야기현 등을 방문할 때 아베 총리를 비롯한 관계자들이 이 방재복을 입었다.

홍지원 인덕대 시각디자인과 교수는 "위기 상황에서 정부 관계자들이 전체적으로 통일된 옷을 입으면 시각적으로 '우리는 준비됐다' '위기를 인지하고 있다'는 것을 한 번에 보여줄 수 있다"며 "특히 노란색은 명시성(明視性)이 좋아 위험을 빨리 인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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