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 들러리로 생각"…'투표조작' 프듀 PD에 징역 3년 구형

檢, '프듀101투표조작' 안준영 PD, 김용범 CP에 징역 3년 구형
"방송을 사유물로 생각하고 시청자 들러리로 생각하는 데 불과"

[CBS노컷뉴스 김재완 기자]

생방송 오디션 프로그램 투표 조작 의혹에 연루된 '프로듀스 101'의 안준영 PD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검찰이 엠넷(Mnet)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프듀 101) 시리즈의 투표 조작 의혹에 연루된 제작진들에게 실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1부(김미리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안준영 PD 등의 결심 공판에서 징역 3년과 추징금 약 3천600만원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김용범 책임 프로듀서(CP)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이 밖에 보조PD 이모씨에게는 징역 2년이, 기획사 임직원 5명에게는 모두 징역 1년이 구형됐다.

검찰은 "피고인들은 개인 이익을 추구한 것이 아니라지만 국민 프로듀서가 데뷔 멤버를 정한다는 기준을 설정하고 데뷔 멤버를 조작하는 발상을 했다"며 "이는 기본적으로 방송을 사유물로 생각하고 시청자를 들러리로 생각하는 데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방송이 여론을 조성하고 대중을 이끄는 시대 속에 자칫하면 (방송이) 잘못된 프레임을 만들어 대중을 혼동하게 만들 수 있다"며 "이 사건을 계기로 방송 관계자가 책임을 잊지 않고 사회에 선한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이날 수의 차림으로 법정에 출석한 안 PD는 최후진술에서 "과정이야 어찌 됐든 결과가 좋아야 프로그램에 참여한 연습생들, 스태프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며 "정의롭지 못한 과정으로 얻은 결과는 그 결과가 아무리 좋더라도 결국 무너진다는 진리를 가슴에 새기며 살겠다"고 말했다.

김 CP도 또한, 책임을 인정한다는 취지로 최후 진술을 했다.

안 PD 등은 '프듀 101'의 시청자 투표결과를 조작하고 특정 연습생의 순위를 임의로 바꾼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과정에서 연예기획사들로부터 수십 차례에 걸쳐 약 1억원에 가까운 각종 접대를 받은 혐의도 받는다.

안 PD 측은 법정에서 사실 관계를 전반적으로 인정하면서도 부정한 청탁은 없었다고 주장해왔다.

재판부는 오는 29일 오후 안 PD 및 '프듀 101' 제작진들에 대한 1심 선고를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