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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스 이후 이런 팬덤은 처음”… 미국서 컴백, BTS는 달랐다

보헤미안 0 613 0 0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이 13일(현지시간) 미국 NBC 간판 코미디쇼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에서 신곡 ‘작은 것들을 위한 시’를 부르고 있다. 지난 12일 새 앨범 ‘맵 오브 더 솔: 페르소나’(‘페르소나’)를 낸 뒤 오른 첫 무대였다. 미국 NBC, Will Heath 사진 제공

미국 뉴욕 맨해튼 한복판에 있는 지상파 방송사 NBC의 스튜디오 벽면은 한국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사진으로 가득 찼다. “BTS가 올 때까지 캠핑하면서 기다릴 거야”. 영화 ‘라라랜드’로 유명한 배우 에마 스톤은 NBC 간판 코미디쇼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 예고 영상에서 ‘BTS’가 적힌 티셔츠를 친구들과 색깔별로 나눠 입고 방탄소년단의 신곡 무대를 기다린다. 방탄소년단의 지난해 미국 순회공연에서 현지 관객들이 무대 앞자리를 차지하려고 공연장 밖에 텐트를 치고 기다렸던 진풍경에 대한 패러디였다.

미국 유명 배우 에마 스톤이 ‘SNL’에서 방탄소년단의 영문 ‘BTS’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있다. ‘SNL’ 방송 캡처

BTS!” 소개에 환호…. 캠핑장 된 방송사


방탄소년단은 13일(현지시간) 미국 전역에 생중계된 ‘SNL’에서 스톤의 소개를 받고 무대에 올랐다. 스톤이 “BTS!”라 외치자 방청석에서는 기다렸다는 듯 함성이 쏟아졌다. 검은색 정장을 말끔하게 차려 입은 방탄소년단 일곱 멤버는 신곡 ‘작은 것들을 위한 시’를 한국어로 열창했다. 지난 12일 앨범 ‘맵 오브 더 솔: 페르소나’(‘페르소나’)를 낸 뒤 신곡을 처음으로 선보이는 무대였다. 전 세계에 팬을 둔 K팝 아이돌의 복귀 무대는 한국이 아닌, 세계 최대 음악 시장인 미국이었다. NBC 주변엔 방탄소년단의 무대를 보기 위해 미국 전역에서 팬이 몰려 들었고, 방송 나흘 전인 9일부터 ‘밤샘 대기’를 시작했다. 방탄소년단의 신작 발매는 지난해 8월 ‘러브 유어 셀프-결 앤서’ 이후 8개월여 만이다.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과 미국 유명 배우 에마 스톤이 미국 NBC 간판 코미디쇼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 대기실에서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스톤은 방송에서 "방탄년단 멤버 뷔의 목소리는 천사 같다"고 했다. 스톤은 K팝 '덕후'로 유명하다. 방탄소년단 사회관계망서비스

[저작권 한국일보]송정근 기자

방탄소년단 때문에… 멜론 이틀째 접속 오류


방탄소년단이 새 앨범으로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 방탄소년단의 ‘페르소나’는 세계 주요 음원 차트를 석권했다. 미국 일본 등 86개 지역 아이튠스에서 ‘톱 앨범’ 차트 정상(14일 기준)을 차지했다. 새 앨범 타이틀곡인 ‘작은 것들을 위한 시’는 미국 최대 음원 사이트인 스포티파이(미국 가입자 2,600만명)에서 같은 날 ‘미국 톱50’에서 4위를 기록했다. 한국으로 따지면 최대 음원 사이트인 멜론에서 해외 가수가 신곡으로 일간 차트 4위에 오른 것과 같은 이변이다. 방탄소년단을 비롯해 ‘강남스타일’로 2012년 세계를 ‘말춤’으로 들썩이게 한 싸이도 밟지 못한 고지였다.

‘작은 것들을 위한 시’ 뮤직비디오는 이날 오전 7시 37분에 유튜브 조회 수 1억건을 넘겼다. 뮤직비디오 공개 뒤 37시간 37분 만의 일로 세계 최단 시간 1억 조회 수 돌파다. 지난해 미국 빌보드 앨범 차트 정상에 두 번이나 오르며 인기를 증명한 방탄소년단의 세계적 영향력이 더 커졌다는 걸 보여주는 수치다. 미국 뉴스전문 채널 CNN은 12일 ‘비틀스 이후 이런 팬덤을 지닌 보이 밴드는 처음’이라며 방탄소년단의 활약에 주목했다.

방탄소년단 열풍에 국내 음악시장은 ‘난리’가 났다. 멜론엔 이용자가 몰려 12일과 13일 이틀 연속 접속 오류가 났다. 방탄소년단의 CD는 발매 당일 하루 만에 137만장이 팔렸다. 방탄소년단의 앨범 유통사인 드림어스컴퍼니에 따르면 방탄소년단 CD의 선 주문량은 302만장에 달한다.

방탄소년단의 ‘작은 것들을 위한 시’ 뮤직비디오는 공개 이틀이 채 안 돼 유튜브 조회수 1억건을 넘겼다.

“나도 모르게 힘 들어가” 고백


방탄소년의 신작은 전작보다 한층 밝아졌다. 미국 유명 가수인 할시가 피처링한 ‘작은 것들을 위한 시’와 세계적인 영국 가수 에드 시런이 작곡에 참여한 ‘메이크 잇 라이트’ 등 앨범 수록곡들의 비트는 가벼워졌고, 멜로디는 경쾌하다. 김상화 음악평론가는 “방탄소년단이 진중했던 메시지와 무거웠던 비트를 잠시 내려 놓고 한결 가벼워진 사운드와 이야기로 변화를 줬다”며 “미국 팝 스타일로 대중성이 더욱 가미된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작은 것들을 위한 시’로 방탄소년단이 미국 빌보드 주요 싱글 차트인 ‘핫100’의 톱5에 오를지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방탄소년단의 이 차트 역대 최고 순위는 10위(‘페이크 러브’ㆍ2018)였다.

‘페르소나’는 2년 6개월 동안 기승전결로 이어진 ‘러브 유어셀프’ 시리즈에 이어 새로운 연작의 문을 여는 첫 작품이다. ‘작은 것들을 위한 시’ 뮤직비디오에서 방탄소년단은 극장 밖 거리에서 춤을 춘다. “나도 모르게 힘이 들어가기도 했어”라고 고백하며 데뷔 초의 무대를 그리워한다. 방탄소년단으로 얻은 명성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음악 활동을 하고 싶은 일곱 청년의 바람으로 읽힌다.

누구나 사회생활을 하면 여러 개의 자아 즉 페르소나를 만든다. 방탄소년단은 ‘페르소나’에서 월드스타가 아닌 풋풋한 ‘20대 일곱 청년의 나’에 집중한다. 너무 익숙해서 당연한 듯 지나쳤던 주위 것들의 소중함을 노래(‘자메뷔’)하고, 팬을 위해 헌사(‘작은 것들을 위한 시’)를 바친다.


블랙핑크와 ‘K팝 역사적 주말’


서사는 더욱 따뜻하고 내밀해졌다. 김윤하 음악평론가는 “‘페르소나’는 방탄소년단이 이전과 사뭇 달라진 위치에서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경쾌한 출발”이라며 “팬과의 추억 쌓기 프로젝트인 ‘아미피디아’의 화두를 새 앨범에 유기적으로 이어 몰입을 높였다”고 분석했다.

방탄소년단에 앞서 아이돌그룹 블랙핑크는 지난 12일 미국 최대 음악 축제인 ‘코첼라 페스티벌’에 K팝 아이돌그룹 최초로 무대에 올라 현지 관객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미국 연예지 버라이어티는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의 미국에서의 활약을 두고 ‘K팝의 역사적 주말’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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