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단계 될라’ 휴가 내고 미용실로...쌀·라면 사러 마트로
불안한 시민들...“평일에 마트 이렇게 긴 줄은 처음”
2020년 12월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코스트코 양재점 매장 계산대가 대기하는 고객들로 붐비고 있다. 코스트코 관계자는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시행을 앞두고 생필품을 사러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말했다. / 고운호 기자
서울에 사는 대학원생 임모(28)씨는 이번 주 단골 미용실에 “주말로 잡았던 파마 시술 예약을 목요일로 당길 수 있느냐”고 물었다가 퇴짜를 맞았다. 미용실 측은 “3단계 시행 전 머리를 하려는 손님으로 예약이 꽉 찼다”고 했다. 정부가 이르면 금요일인 18일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를 높일 것이란 소문이 돌면서, ‘3단계'의 영업 중단 대상인 미용실로 사람들이 몰린 것이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의 국내 ‘3차 대확산’이 본격화되면서, 시민들 사이에선 거리 두기 강화에 대비해 미리 머리를 자르거나 대형마트에서 생필품을 사 두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방역 매뉴얼대로 거리 두기 3단계가 시행되면 미장원과 면적 300㎡ 이상 대형마트 등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이 현행(수도권 2.5단계) ‘밤 9시 이후 금지’에서 ‘완전 금지’로 바뀌기 때문이다. 방역당국은 18일 “3단계가 되더라도 대형마트도 생필품 구매는 허용하도록 가닥을 잡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여전히 불안해하는 시민들이 많았다.
2020년 12월 18일 서울의 한 상가 미용실에서 손님들이 머리를 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3단계로 격상되면 '방역'이 최우선시되는 만큼 10인 이상의 모임·행사가 금지되고 영화관, PC방, 놀이공원, 이·미용실, 대규모 상점, 마트, 백화점 등 대다수 다중이용시설의 운영이 중단된다. /김연정 객원기자
직장인 A(52)씨도 금요일인 18일 하루 연차를 내고 오전에 미용실을 들러 염색을 했다. 예약이 몰리는 퇴근 시간대를 피하기 위해 ‘하루 휴가’까지 쓴 것이다. A씨는 “기본적으로 재택근무를 하긴 하지만, 업무상 사람들을 만날 수밖에 없어 머리를 가꿔야 하는 상황”이라며 “별다른 준비 없이 갑자기 거리 두기 3단계가 되면 낭패를 볼 것 같아 안전하게 연차를 쓰고 염색을 했다”고 말했다.
코로나로 매출이 떨어지던 많은 미용실이 반짝 특수를 누린다. 서울 아현동 A미용실은 지난 8일 사회적 거리 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된 직후 하루 손님이 2~3명에 그쳤다. 그러다 확진자가 하루 1000명에 육박하자, 오히려 손님이 10명 안팎으로 늘었다. 마포구 연남동 B미용실도 코로나 사태 이후 급락했던 매출이 12월 들어 전달 대비 30%가량 늘었다. 이곳 원장은 “작년 연말에 비해선 여전히 적은 매출이지만, 그래도 조금 숨통이 트인다”고 했다.
거리 두기 3단계 격상에 대비해 생필품을 미리 사두려는 시민도 늘고 있다. ‘품귀 현상'이 빚어지는 수준은 아니지만, 동네 수퍼마켓부터 대형마트까지 규모를 불문하고 매출이 늘어나는 곳이 많다.
금요일인 18일 오후 1시쯤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있는 대형마트 ‘코스트코’의 지하 1층 식료품 매장 계산대는 20곳 모두 바쁘게 손님을 받고 있었다. 계산대마다 4~5팀씩 대기자가 밀려 있었다. 카트엔 쌀, 계란, 고기, 휴지 등 물품이 수북이 쌓여 있었다. 가전제품 매장인 1층에서 지하 1층으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 앞엔 카트와 고객 10여명이 일렬로 서 15m 정도 긴 줄이 생겼다.
경기 용인시에서 왔다는 한 70대 여성은 “20일에 한 번씩 오는 편인데, 이번엔 ‘거리 두기 3단계’ 소문 때문에 며칠 일찍 왔다”며 “평일 낮에 이렇게 사람이 많은 것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 매장 직원은 “평소보다 2배 이상은 온 것 같다”며 “어젠 손님들이 육류 코너로 몰려 일부 제품이 동이 나기도 했다”고 말했다. 지난 11~15일 닷새간 롯데마트의 매출은 2주 전 대비 13%가 증가했다. 라면은 31.3%, 화장지는 37.2% 증가했다.
동네 가게들도 최근 ‘코로나 성황’을 맞고 있다. 이곳들은 거리 두기 3단계가 돼도 영업을 계속한다. 그러나 외출을 가능한 한 줄이려는 손님들이 한 번에 많이 사간다. 서울 서초구의 대단지 아파트 사이에 위치한 유기농 식료품 C가게 점장은 “보통 2만~3만원어치 사가는 분들이 최근 며칠간은 한 번에 10만~20만원어치 사간다”며 “어제는 10㎏들이 쌀 포대가 모두 팔렸다”고 말했다.
최근엔 쿠팡 등 이커머스의 발달로 오프라인 매장의 여러 품목이 품절되는 ‘사재기 품귀’ 현상은 심각하진 않지만, 일부 시민은 배송이 밀릴 수 있는 온라인보다 오프라인 구매를 선호했다. 직장인 김지영(34)씨는 지난 16일 퇴근 후 대형마트에 들러 라면 30개, 즉석밥 50개, 화장지 40개 등 생필품을 대량으로 구매했다. 김씨는 “준비 안 하고 있다가 갑자기 3단계가 되면 온라인 주문을 해도 빨리 물건을 받기 힘들 것 같아서”라고 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라면·과일·쌀 등 판매가 지난달에 비해 10% 정도 증가했다”면서도 “아직 물품 품귀 현상까지 보일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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