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화중지 오리알을 근접 촬영한 모습.(서울시 제공)© 뉴스1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머리, 몸통 등 오리의 형태가 어느 정도 갖춰진 상태에서 인위적으로 부화를 중단시킨 일명 '부화중지 오리알'을 시중에 유통·판매한 업자들이 적발됐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은 19일 "부화중지 오리알 생산업자 A씨, 유통업자 B씨, 판매업자 C씨 등을 형사입건했다"고 밝혔다.

부화중지 오리알은 부화기에서 실온보다 높은 36~3도로 보관되기 때문에 부패 위험성이 높다. 축산물 위생관리법에 식용으로 엄격히 금지하고 있으며 판매와 유통 역시 할 수 없다.

오리알은 부화기에 넣어 28일이 지나면 정상적으로 부화돼 새끼오리로 태어나는데 생산업자 A씨는 16~17일 경과한 시점에서 오리알을 꺼내 B씨에게 2회에 걸쳐 판매했다.

A씨는 부화중지 오리알을 전문적으로 생산·판매하는 업자는 아니다. 부화수율 조절을 목적으로 간헐적으로 실시하는 부화율 테스트 과정에서 부화중지 오리알이 생산돼 판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화중지 오리알이 판매되는 이유는 수요가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 외국인들이 '발롯'이라는 이름으로 즐겨 먹는다. 국내 일부 노년층도 '보신환', '곤계란'이라고 부르며 건강식으로 찾고 있다.

부화중지 오리알 내부를 확인한 장면.(서울시 제공)© 뉴스1
B씨는 이런 수요를 바탕으로 전남에서 오리농원 부화장을 관리하는 A씨에게 거래를 제의했다. 그는 외국인이 많은 경기도 중소 도시, 서울의 동남아 외국인 음식점·마트 등에 부화중지 오리알을 판매했다.

판매업자 C씨는 경동시장에서 간판 없이 식료품을 판매하던 중 동남아 외국인과 국내 노년층 일부가 부화중지 오리알 구매를 희망하자 B씨로부터 제품을 구매해 은밀하게 판매하다 적발됐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은 경동시장 등 서울의 재래시장에서 부화중지 오리알이 판매된다는 제보를 받고 현장잠복하며 6개월여에 걸친 수사를 펼친 끝에 C씨를 적발했다. 이후 생산·유통업자에 대한 수사 끝에 A씨와 B씨도 적발했다.

적발 당시 부화중지 오리알은 확인한 결과 악취가 나는 등 변질돼 있었고 이미 오리의 형태가 생성돼 있음을 육안으로도 확인할 수 있었다. C씨는 한여름에도 부화중지 오리알을 냉장 보관하지 않았고 폐기 직전까지 판매하는 등 최소한의 위생 관리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강선섭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장은 "혐오식품으로 판매와 유통이 금지됐고 부패 가능성이 높아 시민건강에 위해한 모든 종류의 부화중지란 취식을 금지할 것을 당부한다"며 "시민 건강을 위협하고 시장 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는 끝까지 근절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hg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