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중국] '공무원 아빠 불륜' 사실 정부 홈피에 올린 딸의 사연
[서울신문 나우뉴스]부친의 불륜 사실을 인터넷에 게재한 자녀의 사건이 화제다. 중국 후베이성(湖北省) 샹양시(襄阳市)에 거주하는 대학 3학년의 샤오손 양은 지난 1일 부친의 불륜 사실을 온라인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샤오손 양이 부친 손 씨의 불륜 사실을 고발한 인터넷 사이트는 손 씨가 소속된 샹양시 판청취(樊城区) 정부 공식 홈페이지였다.
해당 고발 글에서 샤오손 양은 “(나는)아버지의 불륜으로 가정의 파탄을 겪은 대학생”이라면서 “몇 년 전 아버지의 외도를 알게 됐고, 제 자리를 찾아오라는 어머니의 요구에 아버지는 결국 이혼을 선택했다. 이혼 직후 나는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이어 아버지 손 씨를 겨냥해 “그는 아주 오래 전부터 불륜을 저질러왔다”면서 “뿐만 아니라, 어머니에게 폭언과 폭행을 행사했고 이로 인해 자신은 어렸을 적부터 우울증을 앓아왔다”고 적었다.
샤오손 양은 이어 “아버지는 급기야 우리 모녀를 버리고 불륜 상대 여성과 함께 살겠다고 이혼을 요구했다”면서 “아버지에게 버림받은 직후부터 우리는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에 처할 수밖에 없었다. 아버지는 상간녀와 살고 싶다면서 우리가 살고 있는 집을 포함한 부동산 두 채를 모두 팔아 넘겼다”고 했다.
실제로 이혼 직전, 손 씨는 자신의 명의로 된 계좌 내의 모든 돈을 이체, 샤오손 양과 그의 모친은 빈손으로 거리에 내몰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샤오손 양은 “어머니는 남편의 배신과 오랜 기간 지속됐던 학대로 우울증 등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면서 “지금도 완벽하게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지 못한 상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같은 내용의 글이 게재되자 해당 정부 홈페이지에는 손 씨를 비판하는 내용의 댓글이 쏟아졌다. 상당수 누리꾼들은 공무원 신분의 손 씨의 부정 행위에 대해 강한 비판의 목소리를 제기한 상태다. 문제가 심각해지자, 판청취 주택건설국은 소속 공무원인 손 씨의 사건에 대해 적극적인 조사에 나섰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택건설국 관계자는 “현재 우리 측의 입장은 소속 직원의 도덕성에 회사가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는 없다는 것이 기본 원칙”이면서도 “하지만 손 씨의 불륜 등의 행위로 인해 사내 업무가 지장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판청취 주택건설국은 이날 오전 손 씨 사건에 대한 내부 전담반을 꾸려 조사 중이라고 밝힌 상태다. 또한 이번 사건과 관련해 판청취 기율기위원회 감찰부서가 사건 수사에 개입, 추가 조사 결과에 따라 손 씨에 대한 법적 처분이 내려질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2일 오전 9시 이후 손 씨에게는 정직 처분이 내려졌다. 판청취 기율기위원회 측은 손 씨 불륜 사건에 대해 “공직자이자 아버지인 손 씨가 가정 폭행과 불륜 등의 일탈을 한 사건에 대해 엄중하게 처벌할 것”이라면서 “기율기위원회는 특별반을 편성해 이번 사건에 대해 성실하게 조사, 후속 조치는 법규에 따라 처리할 방침이다. 다만, 손 씨에 대한 조사 중 그가 공산당 소속 당원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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