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대장태범'에게 운영권한 넘겨받고 활동
"수시 실패로 자신감 하락…단 한번 실수해"
재판부 "다시는 이런 자리 오지 않도록 해라"[서울=뉴시스] 천민아 기자, 하지현 수습기자 = 고3 스트레스 등을 이유로 n번방 영상을 공유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텔레그램 운영자에게 항소심 재판부가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18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항소
1-3부(부장판사 황순교)는 아동 청소년의 성호보에 관한 법률 위반(음란물 제작 배포 등) 혐의를 받는 이모(
20)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또
200시간의 사회봉사와
40시간의 성폭력치료프로그램 이수, 아동청소년 관련기관과 장애인 복지시설 취업 제한을 명했다.
이씨는 앞서 1심에서는 실형이 선고됐으나 항소심에서 감형된 것으로 파악됐다. 구체적인 1심 선고 수준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씨는
2019년
12월
'n번방 자료 섭외 대화방'을 만들어
10장의 사진과 링크를 입수, 자신이 운영하던 텔레그램 방에 올린 혐의를 받는다.
이씨는 닉네임 '로리대장태범'으로 활동하다 지난해 1심에서 소년법상 법정최고형인 징역 장기
10년·단기 5년을 선고받은 배모(
20)씨에게 텔레그램 방 운영권한을 넘겨받았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씨는 다만 배씨가 성착취 영상물을 제작하는 데에는 관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 측은 항소심에서 "수시 실패로 자신감이 떨어진 상황에서 본인의 방에 많은 사람들이 활발히 활동하는 모습을 보고 뿌듯하고 위안을 느꼈다"며 "참가자들이 이씨를 치켜세우고 간곡히 자료를 요청하는 바람에 기대에 부응하고자 (실수를) 했다"고 변호했다.
또 "일회성으로 음란물을 올리긴 했지만 뭔가 잘못했다는 생각에 이후 활동을 멈췄다"며 "단 한번을 제외하고는 n번방 자료를 요청하는 이들을 제지하거나 강제퇴장을 시키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범행 당시 만
18세로 고3 수험생이었고 대학 진학을 위해 노력하다가 수시 전형에 실패하자 불안감과 중압감으로 인해 범행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어 "당시에는 우리 사회에서 지금 수준으로 범행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했다"며 "이번에 한해 피고인에 건전한 사회 일원으로 성장할 기회를 주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며 다시는 이런 자리에 서지 않도록 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