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매 운동에 시달렸던 유니클로, 日 고가 브랜드와 협업한 제품은 품절
‘화이트 마운티니어링’ 협업 제품, 품절에 오픈런
비용 감소로 실적 개선… “2021회계연도 韓 흑자”
일본산(産) 불매 운동과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시달리던 유니클로가 모처럼 웃었다. 일본의 고가 디자이너 브랜드 ‘화이트 마운티니어링’과 협업해 선보인 제품이 흥행몰이를 하면서다.
15일 유니클로는 전국 매장과 온라인몰에서 ‘화이트 마운티니어링’과 협업한 가을·겨울(F/W) 시즌 제품 판매를 시작했다. 온라인몰에서는 품절 사태가 빚어졌다. ‘하이브리드 다운 오버사이즈 파카’ 남성용 제품은 오전 9시 전부터 전 색상과 사이즈가 품절됐으며, 여성용 제품과 키즈용 ‘웜패디드 파카’도 현재 전 제품이 모두 동났다. 다른 제품들도 색상과 사이즈별로 품절됐거나 소량만 남은 상태다.
유니클로가 ‘화이트 마운티니어링’ 협업 제품 판매를 시작한 15일 오전 서울 강남의 유니클로 신사점 앞에 사람들이 입장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이선목 기자
일부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오픈런(매장 문을 열자마자 달려가는 것)’ 사태도 벌어졌다. 서울 강남의 유니클로 신사점 앞에는 개장 전부터 10여명이 줄을 서 있었다. 한 20대 남성은 “구매하고 싶었던 제품이 온라인몰에서 품절돼 급하게 매장에 왔다”고 말했다.
유니클로 관계자는 “이번 협업 제품은 온·오프라인에서 동시에 출시됐으며, 현재 온라인몰에서 품절된 제품의 재입고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며 “오프라인 매장에서 물량이 남아있는 대로 구매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화이트 마운티니어링’은 디자이너 아이자와 요스케가 2006년 론칭한 브랜드다. 유니클로가 화이트 마운티니어링과 협업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유니클로는 ‘가족 모두를 위한 옷’이라는 주제로 ‘하이브리드다운 오버사이즈 파카’, ‘울트라라이트다운 오버사이즈 재킷’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다. 온·오프라인 모두 한 사람당 같은 제품은 2장까지만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유니클로와 ‘화이트 마운티니어링’ 협업 제품이 15일 판매 직후 품절된 모습. /유니클로 온라인 스토어 캡처
‘화이트 마운티니어링’ 제품 가격은 겨울 패딩이 300만원대, 봄·가을 간절기 재킷은 200만원대로 고가 브랜드에 속한다. 유니클로가 이번에 협업한 제품의 가격은 4만~14만원대다. 가장 비싼 ‘하이브리드 다운 오버사이즈 파카’ 남성용 제품은 14만9000원이다. 일반 유니클로의 남성용 파카 제품 가격은 12만9000원으로, 일반 제품보다는 약 15% 비싸다.
유니클로는 이미 고가 브랜드와 협업 제품으로 재미를 봤다. 지난해 11월 유니클로가 명품 브랜드 ‘질 샌더’와 협업해 내놓은 +J F/W 컬렉션은 출시 당일 주요 매장에서 오픈런 사태가 벌어졌으며, 인기 제품은 판매 시작과 함께 품절됐다.
한국 유니클로는 2019년 7월 일본의 수출규제로 촉발된 일본산 불매운동과 코로나19 여파로 타격을 받았다. 2020회계연도(2019년 9월~2020년 8월) 한국 유니클로는 884억원 적자를 냈고, 매출액은 6298억원으로 전년 대비 반 토막 났다.
다만 최근에는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유니클로의 모기업인 일본 패스트리테일은 지난 14일 2021회계연도(2020년 9월~2021년 8월) 실적을 발표하면사 “한국 유니클로 매출은 다소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흑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한국 실적을 따로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국내 매장 수를 줄이며 비용 절감에 나선 효과가 나타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한국 내 유니클로 매장 수는 130여개로 불매 운동 초기인 2019년(190여개) 대비 30% 가량 감소했다.
패스트리테일 전체 매출액은 2조1329억엔(약 22조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6.2% 늘었고, 영업이익은 2490억엔(약 2조6000억원)으로 66.7%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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