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시면 잘 잔다?… 잘못 알려진 숙면법 3
취침 전 음주, 운동은 숙면을 방해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잠이 보약이라는 말이 있다. 숙면을 취하고 일어난 날은 종일 상쾌하지만 잠을 설친 날에는 모든 일에 집중하기 어려울 정도로 일상생활이 힘들다. 하지만 어떻게 자야 진짜 몸에 좋은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오는 18일 '세계 수면의 날'의 날을 맞아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정유삼 교수(대한수면학회장)와 함께 잘못된 수면 속설을 점검하고, 올바른 숙면 비법을 알아보자.
술 마시면 푹 잘 수 있다?
쉽게 잠이 들기 위해서 술을 마시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처음에는 술이 잠을 잘 자게 하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깊은 잠을 자는 데는 방해가 된다. 과음은 코골이, 수면무호흡증 증상을 더 심하게 해 수면 중에 숨을 제대로 쉬는 것도 방해한다. 이는 잠을 깊게 못 자게 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술을 마시는 이유가 숙면을 위해서라면 수면 위생을 잘 지켜보고, 그래도 해결되지 않으면 전문의에게 불면증 치료를 받아야 한다.
자기 전에 운동하면 피곤해서 더 잘 잔다?
잠들기 전에 운동해서 몸이 피곤해지면 잠이 잘 들 수도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 운동을 하면 교감신경이 활성화돼 몸이 굉장히 흥분한 상태가 되고 더 잠이 잘 안 오게 된다. 만약 운동을 하고 나서 숙면을 하려면, 잠자리에 들기 최소한 서너 시간 이전에 운동을 마쳐야 한다. 운동을 마치고 어느 정도 몸이 진정된 상태에서 잠을 청해야 숙면할 수 있다.
반듯하게 누워 자야 푹 잔다?
바른 자세로 누워 잠을 자야 건강에도 좋고, 잠도 깊게 잘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하늘을 쳐다보고 누워서 자면 중력에 의해 혀 등 주변 구조물들이 아래로 떨어진다. 이렇게 되면 숨을 쉬는 공간이 조금 막히기 때문에 수면무호흡증이 생길 확률이 높아진다. 우리나라 수면무호흡증 환자 4명 중 3명 정도는 똑바로 누워서 자면 수면무호흡증이 심해지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위식도 역류질환이 있는 경우엔 왼쪽으로 돌아누워 자야 숙면을 취하는 데 도움이 된다. 사람의 위는 몸 왼쪽에 있어 왼쪽으로 돌아누워서 잠을 자면 위가 몸의 아래쪽으로 내려가게 된다. 그렇게 되면 중력에 의해서 위산은 아래쪽에 있고, 위쪽으로 올라올 수 없게 된다. 반대로 오른쪽으로 누워서 자면 위가 위쪽으로 올라가기 때문에 위산이 역류할 수 있다. 수면 자세에 따라서 수면의 질도 달라질 수 있고, 건강에 미치는 영향도 달라질 수 있다.
정유삼 교수는 "잠의 기능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잠을 자면서 뇌에 쌓여 있는 노폐물을 씻어내는 기능이 있다. 이것은 잠을 자야만 생기는 기능인데, 노폐물이 쌓이면 치매 발생에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질 높은 수면을 위해선 자기 전 스마트폰, TV, 노트북 등 밝은 빛이 나오는 기기를 오랫동안 보지 않아야 하고, 잠이 오지 않는데도 침대에 오랫동안 누워 있으면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늦은 시간에 잠을 자더라도 적절한 시간에 일어나고, 자기 전 카페인이나 알코올 섭취, 과식, 과한 수분 섭취는 피해야 숙면을 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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