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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은 사절, 카드만 받습니다…'현금 없는 사회' 성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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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대신 카드만 받는 매장 증가
스타벅스 '현금 없는 매장' 3곳→403곳
현금 보유액 3년만에 33% 감소
예식·장례업체 등에선 현금 요구 관행 여전


[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하루 평균 80조6000억원. 지난해 현금 외 지급수단으로 결제된 금액이다. 카드 사용이 보편화 되고, 무인결제 단말기(키오스크)가 대중화되며 '현금 없는 사회'가 성큼 다가왔다. 이런 추세에 발맞춰 카드 결제만 가능한 매장도 곳곳에서 문을 열고 있다.

'헬스장'은 현금으로 계산하면 할인을 해주는 대표적 업종 중 하나였다. 홍보 전단지에는 '현금 등록시 최대 30% 할인' 등과 같은 문구가 단골로 등장했다. 하지만 최근엔 '저희 헬스장은 현금을 받지 않습니다'라는 홍보 문구가 유행이다. 현금 결제를 유도한 뒤 갑자기 폐업하는 이른바 '먹튀(먹고 도망) 사건'이 종종 발생하자, 일부 헬스장은 소비자 유치를 위해 현금결제 자체를 없애버린 것이다. 최근 헬스장을 등록한 직장인 김모(29)씨는 "먹튀도 걱정이지만 탈세하려는 의도 같아 현금을 원하는 헬스장은 선택에서 제외했다"고 말했다.

서울 동대문구의 한 스타벅스 매장에 비치 돼 있는 '현금 없는 매장' 안내문.

헬스장뿐 아니라 '현금 없는 매장'은 급속도로 확산되는 중이다. 지난해 4월 현금 없는 매장 3곳을 시범 운영한 스타벅스는 1년 만에 이런 매장을 403곳으로 늘렸다. 현금 없는 매장이 적용된 서울 동대문구 스타벅스 관계자는 "카드가 없는 외국인이나 현금 사용을 선호하는 일부 노인분들께서는 현금 받지 않는 것에 당황해 하기도 한다"면서도 "카드는 결제 과정이 간편해 기다리는 손님이나 직원 입장에서 모두 만족스럽다"고 전했다.

물론 현금 결제를 유도하는 곳도 여전하다. 대표적 업종이 예식업과 장례업이다. 식을 치른 뒤 애초 금액보다 초과된 비용을 부조금에 떼내 바로 현금 결제할 것을 유도한다. 최근 아들 결혼식을 치른 박모(67)씨 역시 업체의 요구에 초과된 식비 250여만원을 모두 현금으로 계산했다. 

박씨는 "업체에서 '축의금에서 편하게 떼서 바로 결제하자'며 은근히 현금 계산을 유도했다"며 "현금영수증도 발급해주지 않아 연말정산 때 손해도 보게 됐지만 잔칫날 굳이 실랑이하고 싶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현금영수증 발급을 거부하는 건 불법으로 위반 사실이 확인되면 사업자는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이같이 일부에선 여전히 현금을 선호하기도 하지만 현금 사용이 감소하는 소비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공개한 '2018년 경제주체별 현금사용행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의 '거래용 현금'(지폐) 보유액은 평균 7만8000원으로 2015년 11만6000원보다 3만8000원(33%) 줄었다. 현금이 가계 지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2.1%로 신용ㆍ체크카드(52.0%)보다 크게 적었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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