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화성 메탄', 깊어진 외계생명체 미스터리
[경향신문]
화성에서 지상 탐사 중인 큐리오시티(Curiosity). NASA 제공‘큐리오시티’ 고농도 메탄 발견 생명체 흔적 가능성에 추가 측정 새 측정치엔 사실상 메탄 미검출
지난주 미국 항공우주국(NASA) 발표에 과학계가 크게 출렁였다. 화성의 게일 충돌구(Gale Crater) 주변 지표를 누비고 있는 큐리오시티가 지난 19일 고농도의 메탄을 대기 중에서 발견했다는 소식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수치는 21ppb였다. 10억개의 기체 분자 가운데 21개꼴로 메탄이 감지됐다는 얘기다. 매우 적은 수치처럼 보이지만 화성에서 발견된 메탄 농도로서는 최고치였다.
메탄 검출에 과학계가 흥분한 건 메탄이 주로 생명 활동의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메탄이 발견됐다면 화성에도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2021년 NASA가 발사할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멀리 떨어진 외계 행성의 대기를 분석하는 기능을 갖고 있는데, 그 핵심은 메탄이 있는지 없는지 살피는 것이다. 메탄으로 태양계 밖 외계 생명체의 존재 여부도 가늠하겠다는 것이다.
메탄이 갖는 무게감 때문에 NASA는 지난주 큐리오시티에 예정됐던 다른 탐사 계획을 즉각 취소하고 메탄 추가 측정에 나서도록 명령했다. 그리고 지난 24일 그 결과가 드디어 나왔다. 결과는 무엇이었을까. 새 측정치는 1ppb에도 미치지 못했다. 사실상 메탄이 안 나온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메탄 농도가 왜 널뛰듯 변했을까. 현재로서는 알 길이 없다. 계절에 따라 메탄 농도가 변한 적은 있지만 이 또한 정확한 원인이 규명돼 있지는 않다. NASA 제트추진연구소 애스윈 바사바다 연구원은 “메탄을 둘러싼 미스터리가 계속되고 있다”며 “연구진은 메탄의 움직임을 파악하기 위해 측정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메탄이 꼭 생명체에서만 뿜어져 나오는 것도 아니라는 점이다. 땅 밑 지질 활동의 결과로도 메탄은 분출될 수 있다. 지금은 없지만 예전엔 존재했던 화성 생명체가 뿜어낸 메탄이 지하에 갇혀 있다 조금씩 대기 중으로 방출되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이 또한 지금으로서는 정확한 답을 알 수 없다. 큐리오시티의 기술로는 감지된 메탄의 근원이 생명인지 바위인지 구분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구에서 나오는 메탄의 90%가량은 생물이 분출한다는 점에서 생명체 존재에 대한 희망을 품게 하는 증거임은 분명한 것이다.
큐리오시티가 활동하는 화성의 ‘게일 충돌구’(Gale Crater)를 공중 촬영한 모습. 유럽과 러시아가 운영하는 화성 궤도선도 큐리오시티처럼 메탄을 감지했느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NASA 제공현재 시선은 큐리오시티와 같은 날 게일 충돌구 상공을 지난 화성 궤도선 마스 익스프레스에 쏠리고 있다. 마스 익스프레스에는 메탄 측정장치가 달려 있다. 뉴욕타임스 등 외신들은 지난주 마스 익스프레스를 운영하는 유럽우주국(ESA)이 아직 측정 결과를 분석 중이라고 보도했다. 마르코 지우라나 ESA 연구원은 “분석이 완료될 때까지는 특별한 언급을 하긴 어렵다”면서도 “큐리오시티와 함께 메탄을 발견했던 2013년 당시와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ESA와 러시아가 함께 운영하는 ‘가스추적궤도선(TGO)’이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도 관심이다. TGO에는 메탄 존재 여부를 공중에서 예민하게 판별할 수 있는 감지기가 실려 있다.
큐리오시티뿐만 아니라 화성 궤도를 도는 탐사선들에 의해 메탄이 있다는 점이 교차 확인되면 금상첨화겠지만 그렇지 않다고 해도 이번 큐리오시티의 탐사 결과가 장비 이상이나 측정 오류로 치부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미 메탄을 두 탐사 장비가 교차해 잡아낸 적이 있기 때문이다. 2013년 6월15일 큐리오시티는 7ppb, 바로 다음날 마스 익스프레스는 15.5ppb의 메탄을 검출했던 것이다.
물론 일부 과학계에선 화성에 메탄이 정말 있느냐는 것에 대해 아직도 회의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실제로 TGO를 통해서는 메탄이 유의미한 수치로 관측된 적이 없다.
같은 날 화성의 게일 충돌구 지난 ‘마스 익스프레스’ 자료 분석 중 어떤 결과 나올지에 관심 집중 ‘마르스 2020’에 기대감 고조도
이 때문에 각종 신형 과학 장비를 화성으로 보내는 ‘마르스 2020(Mars 2020)’ 프로젝트에 쏠리는 기대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큐리오시티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기술적으로 진보된 탐사 로봇을 보내는 것인데 탐사선이 착륙할 지역을 고르는 과정에서 가장 크게 고려된 목표가 생명체 탐사였기 때문이다. 화성 지하의 구성 성분을 탐색하는 레이더, 기온과 기압을 재는 측정기와 함께 화성 대기 구성을 분석하는 장비가 실려 있다. 화성에 생명체가 있다면 2030년대를 목표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각종 과학탐사 과정에서 의미 있는 징후를 발견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만약 미생물 수준이라도 화성에서 생명체를 발견한다면 우주는 생명체에 비교적 친화적인 공간이라는 추측이 가능해진다. 태양계 내에서 바로 이웃한 행성에 모두 생명이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지표 아래에 바다가 있는 것으로 추측되는 목성의 위성 유로파나 초기 지구의 환경과 유사하다고 평가받는 토성의 위성 타이탄에서도 생명을 찾으려는 노력에 본격적으로 불이 붙을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ㅡㅡ지우지 말아 주세요 ㅡㅡ
온라인카지노 커뮤니티 일등!! 온카 https://casinolea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