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상의 회장 제주포럼서 강조 / “규제 풀어주면 혼란 올 것이란 / 공포가 사회 저변에 깔려있어 / 기업은 당당히 페어플레이하고 / 정부는 넘어선 안 될 것만 제재를” / “규제가 소재 국산화 가로 막아” / 최근 日 수출규제 관련 쓴소리

“주요국 간 갈등으로 기업의 수출길이 좁아지고, 대내적으로는 구조적인 문제들도 산적해 있습니다. 미래를 바라보고 기업의 역동성과 혁신을 높이는 방향으로 국가 역량을 결집해야 합니다.” 

박용만(사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17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44회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이같이 밝혔다.

‘한국경제, 혁신과 성장의 새로운 길 찾자’를 주제로 한 이번 포럼에서 박 회장은 한국 경제의 당면한 과제로 △규제 플랫폼 점검 △선진국형 규범 공론화 △수출 규제 대응 3가지를 제시했다.

박 회장은 규제 플랫폼과 관련해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규제샌드박스 심의위원회에서 공유주방과 관련한 규제를 완화한 것을 사례로 들었다. 기존에는 음식사업자별로 독립된 주방을 갖추도록 한 식품위생법 탓에 외식업 분야의 스타트업들이 어려움을 겪었다. 박 회장은 “젊은 기업인이 규제로 애로를 호소하는 모습을 보면서 기성세대가 잘못해 놓인 덫이 발목을 옭아매는 것 같아 안타깝고 미안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박 회장은 새로 탄생하는 산업 분야를 진흥시키고 육성하기보다는 부작용을 원천 예방하는 쪽으로 진행된 규범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법의 테두리는 넓어졌지만 자율 규범이 들어설 자리는 줄었다”며 “규제가 사라지면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공포가 사회 저변에 깔린 것 같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에 대해서는 “솔선해서 페어플레이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을 강조하는 한편 당국에 대해서는 “기업이 ‘절대 넘지 말아야 할 선’만 법에 담는 선순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상황에 대해서는 “기업이 소재 국산화나 공장 설립 등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복잡한 인허가 등 장애에 부딪히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기업의 대응책에 전폭적인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제주=김준영 기자 papeniqu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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