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여행 보이콧 확산에… 항공사 일본노선 중단·축소
[머니투데이 기성훈 기자, 김남이 기자]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운휴 및 운항 기종 변경-日 노선 많은 LCC, 잇단 운항중단]
항공사들이 일본 노선을 줄이고 중·대형 비행기에서 소형기로 기종을 변경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한일 관계 악화로 일본 여행자제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9월 중순부터 인천-후쿠오카·오사카·오키나와 노선에 투입되는 항공기를 기존 A330에서 B767, A321 등 소형기로 변경한다. 최대 290명까지 태울 수 있는 A330 기종에서 174~250석 규모의 작은 기종으로 바꿔 공급좌석을 최대 110여 석 줄이는 것이다.
인천에서 출발하는 일본 항공노선 조정계획을 발표한 것은 아시아나항공이 처음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일본행 항공권 예약이 줄어 좌석 공급을 축소 운영하는 것"이라면서 "일본 노선 감편이나 중단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9월 3일부터 현재 화·목·토요일 주 3회 운항 중인 '부산-삿포로' 노선 운항을 중단하기로 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일본 노선 수요를 고려해 탄력적 대응 차원에서 운항을 중단하는 것"이라며 "재운항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저비용항공사(LCC) 업계는 대형항공사(FSC)보다 일본 노선 감축에 적극적이다. FSC보다 일본 노선 매출이 비중이 높은 데다 10월부터 시작되는 동계시즌에 맞춰 동남아, 중국 노선 등의 공급을 늘리는 게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티웨이항공은 지난 24일부터 무안-오이타 노선 운항을 중단한 데 이어 오는 8~9월에는 △부산-사가 △무안-기타큐슈 △대구-구마모토 △부산-오이타 노선의 운항도 중단한다. 에어부산은 9월부터 대구-나리타 노선을, 이스타항공은 부산-삿포로·오사카 노선 운항을 중단할 계획이다.
진에어 역시 10월부터 인천-후쿠오카 노선을 매일 4회에서 매일 3회로 줄인다. 진에어 관계자는 "이전에도 동계시즌에 맞춰 일본 노선을 줄이고 동남아 노선을 늘려왔다"고 설명했다.
항공업계의 이 같은 움직임은 일본 불매 운동인 '보이콧 재팬' 분위기가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달 초 일본의 수출 규제 발표에도 증가하던 일본 노선 이용객이 최근 감소세로 돌아섰다.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지난주(21~27일) 인천공항을 오가는 일본 노선을 이용한 승객수는 23만여 명(잠정)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6% 줄었다. 지난주 인천 출·도착 일본 노선 여객기 1대당 탑승객도 1년 전과 비교해 약 5% 줄었다. ‘불매운동’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일본행 항공 예약률도 떨어지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8∼9월 일본 노선 예약률이 지난해와 비교해 2%포인트 정도 줄어든 상태"라고 설명했다. 특히 도쿄 등 대도시 보다는 오키나와 등 지방 관광지가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기성훈 기자 ki0301@mt.co.kr,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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