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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집 마련 목표' 미얀마 노동자도 희생…“용돈 빼고 월급 다 고향에 보내”중부지방에 갑작스러운 폭우가 내린 31일 서울 양천구 목동 빗물펌프장에서 작업자 3명이 고립되는 사고가 발생, 소방관계자들이 구조작업을 펼치고 있다. 작업자 1명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9.07.31.

지난달 31일 서울 양천구 목동 빗물 배수시설 공사장에서 발생한 수몰 사고로 작업자 3명이 모두 숨졌다. 하루 뒤인 1일 발견된 희생자 2명 중 하나인 시공사 직원 안모(30)씨는 지난해 6월 결혼생활을 시작해 신혼이었다.

안씨의 시신이 안치된 이대목동병원에서 만난 유족은 “오랫동안 사귀던 애인과 결혼해 아직 신혼인데, 일어나지 않아도 될 일이 벌어졌다”며 애통해 했다. 다른 유족은 “눈물이 나 말을 제대로 못하겠다”며 “갑자기 이렇게 돼서 허망하기만 할 뿐이다. 정말 좋은 녀석이었다”고 말했다.

안씨는 사고 당일 작업 현장에 먼저 들어간 협력업체 직원 2명을 구하기 위해 약 40분 뒤 따라 들어갔다가 함께 변을 당했다. 유족은 “생전에 성격이 아주 좋았고, 그야말로 사나이다운 호남이었다”며 “충분히 위험을 감지했는데도 책임감이 강해 사람을 구하려고 들어간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안씨의 빈소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사고 발생 후 가장 먼저 발견됐지만 결국 숨진 협력업체 직원 구모씨의 빈소는 이대목동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졌다.

유가족들은 침통한 표정을 지으며 아무 말 없이 구씨의 영정을 바라봤다. 구씨의 빈소를 방문하는 조문객은 아직 많지 않았고, 유족은 자리를 지키며 서로를 위로했다. 시공사 직원들이 찾아와 유족들과 장례절차 등을 상의했다.

미얀마 출신 20대 외국인노동자 A씨도 변을 당했다.

A씨와 함께 거주했다는 동료는 “회사에서 얻어준 집에서 함께 살았는데, 아주 열심히 사는 동료였다. 고국 미얀마로 돌아가 자기 집을 짓는 게 꿈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A씨는) 쉬는 날 없이 아주 열심히 일했고, 5년 정도 한국에 있고 싶다고 했다. 한국에서 돈을 벌어 귀국하면 자기 집을 짓고 싶다고 했는데, 그렇지 못하게 됐다”고 슬퍼했다. 다른 동료는 “월급 250만원 중 용돈 말고 나머지를 다 고향에 보냈다”며 “가족, 특히 형제들 얘기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A씨는 2017년 5월 고용허가제로 한국에 왔다. 그는 시공사 협력업체 직원으로 사고 현장에서 근무했다.

주한 미얀마대사관 관계자는 “A씨는 일곱 남매 중 다섯째로, 월급을 타 본국에 가족에게 송금하고 있었다고 한다”며 안타까워했다.

이 관계자는 “사고 당일 오후 1시에 가족에게 연락을 했지만, 처음에 사고를 믿지 않았다”며 “시신을 발견하고 사진을 보내주자 그제야 상황을 파악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A씨의 동향 지인들은 시신이 안치된 이대목동병원 장례식장을 찾았다. 비보를 듣고 달려온 이들은 슬픔과 함께 당황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A씨 가족은 시신을 본국으로 송환해 장례를 치르기로 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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